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빈지게
2005.06.21 00:11:55 (*.87.197.175)
1286
3 / 0




바다/김기림


바다
너는 벙어리처럼 점잖기도 하다
소낙비가 당황히 구르고 지나갈 적에도
너는 놀라서 서두르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산처럼 큰 그들의 설움일랑
네 서랍속에 담아두려 하여
해만을 열고 바삐 나가더라
사람들은 너를 운명이라 부른다

너를 울고 욕하고 꾸짖는다
하나 너는 그러한 것들의 쓰레받기인 것처럼
한숨도 눈물도 욕설도 말없이 받아가지고 돌아서더라
너는 그처럼 슬픔에 익숙하냐?

바다
지금 너는 잠이 들었나 보다. 꿈을 꾸나 보다.
배에 힘을 주나 보다. 꿈틀거린다.
너는 자꾸만 하늘을 닮고자 애쓰나 보다.

그러나
네 마음은 아직 얼크러지지 않았다.굳지 않았다.
그러기에 달밤에는 숨이차서 헐떡인다.
시악시처럼 햇빛이 부끄러워 섬그늘에 숨는다.

바다
네 살결은 하늘을 닮았어도 하늘보다 푸르구나.
바위에 베이어 쪼개지는 네 살덩이는 그러나 희기가
눈이고나.
너는 옥같은 마음을 푸른 가죽에 쌌구나.

바다
너는 노래 듣기를 퍽이나 좋아 하더라.
기적만 울어도 너는 쭐기고 귀를 기울이더라.
너는 서투른 목청을 보고도 자꾸만 노래를 부르라
조르더라.

바다
너는 아무도 거둬본 이 없는 보료
때때로 바람이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말고
밤이면 별들이 무너지나 어느새 아침 안개가 훔쳐
버린다.

바다
너는 언제나 나더러 친하다고 한 일이 없건만
온 아침에도 잠옷 채로 창으로 달려가서
넋없이 또 네 얼굴을 굽어본다.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69381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0131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6848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7455   2013-06-27 2015-07-12 17:04
금낭화 / 박임숙
한두인
2005.06.21
조회 수 1328
추천 수 4
개구리/한하운 (9)
빈지게
2005.06.21
조회 수 1302
추천 수 7
바다/김기림
빈지게
2005.06.21
조회 수 1286
추천 수 3
아무도 없는 별/도종환
빈지게
2005.06.21
조회 수 1385
추천 수 7
조회 수 1305
추천 수 6
너의 촛대
오두막
2005.06.20
조회 수 1262
추천 수 3
조회 수 1242
추천 수 1
한주의 첫날~
김남민
2005.06.20
조회 수 1302
추천 수 14
타인들의 봄 (1)
동산의솔
2005.06.20
조회 수 1281
추천 수 2
조회 수 1289
추천 수 1
행복의 얼굴 / 김현승
빈지게
2005.06.20
조회 수 1308
추천 수 3
살아 있는 날엔/정 유찬 (3)
우먼
2005.06.19
조회 수 1201
추천 수 8
가장 소중한 사람
개암
2005.06.19
조회 수 1266
추천 수 4
조회 수 1301
추천 수 1
연어 (1)
박장락
2005.06.18
조회 수 1314
추천 수 8
황홀한 고백 (1)
김남민
2005.06.18
조회 수 1318
추천 수 1
날고 싶다/정 유찬 (5)
우먼
2005.06.18
조회 수 1246
추천 수 2
마음 / 김 광섭 (3)
빈지게
2005.06.18
조회 수 1217
추천 수 7
얼마나 좋을까 (1)
박임숙
2005.06.18
조회 수 1301
추천 수 1
조회 수 1289
추천 수 3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