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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게
2005.06.26 01:34:04 (*.87.197.175)
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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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차/윤곤강


다만 두줄기 무쇠길을 밟으며
검은 밤의 양 가슴을 뚫고
지금 나는 들을 달리고 있다.

나의 품안에 얹혀 가는 가지가지 사람들
남에서 북에서 오고가는 사람들
-누가 좋아서만 오고 간다더냐?

양초마냥 야위어 돌아오는 가시내
술 취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 사내
-대체 그게 어쨌단 말이냐?

나는 모른다. 캄캄한 나의 앞길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누가 쓰러져 있는지
수없이 많은 나의 발길의 망설임!

나에겐 비바람 눈보라의 밤낮이 따로 없다.
먹구렁이 같은 몸뚱이를 뒤틀며 뒤틀며
나는 달려야 한다. 논과 밭 내와 언덕 산과 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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