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쏟아지는 날/용혜원
소낙비 줄기차게 쏟아지는 날이면
모든 걸 훌훌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비를 다 맞고 싶다.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싶다.
살기 위하여
저지른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씻어내고 싶다.
살아남기 위하여
입어야 하는 가면과 위선을
다 벗어 던지고 싶다.
더 잘 살기 위하여
가져야 하는 형식과 틀을
다 떠내려가도록 버리고 싶다.
온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아무런 가식 없이 순수함으로 살아도
거리낌 없는 세상 속으로
다시 걸어가고 싶다.
싶은 일들이 분명 한두가지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우개로 지울 수 있다면 지워버리고 싶고
망각의 강이 있다면 던져 버리고 싶은 그런 후회스러움,
내 인생 6년 가까이(앞자리 숫자는 잊어버렸슴)
살았는데 어찌 다 잘 살았다고만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마음은 쏟아지는 소낙비에 씻어 보겠습니다.
씻어 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