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유자인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은
당신 마음속에 들앉은 생각의 집이다
대문도 울타리도 문패도 없는 한 점 허공 같은
강물 같은 그런 집이다
불안도 조바심도 짜증도 억새밭
가을 햇살처럼 저들끼리 사이좋게 뒹굴 줄 안다


아무리 달세 단칸방에서
거실 달린 독채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음은 늘 하얀 서리 베고
누운 겨울 들판처럼 허전하다
마침내 32평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움켜쥐어도
마음은 아파트 뒤켠
두어 평 남새 밭 만큼도 넉넉지 못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분양 받기 힘든 집은
마음 편안한 무욕의 집이다
그런 집에서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다
때묻고 구김살 많은 잡념들은
손빨래로 헹구어 내고 누군가가
수시로 찌르고 간 아픈 상처들도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어쩌랴


나의 안에 하루 하루 평수를
늘려가는 고독의 무게
지워도 지워도
우리 삶의 인터넷 속에 무시로 뜨는
저 허망의 푸른 그늘을
이젠 고독밖에 더 남지 않은
쓸쓸한 비밀 구좌 모두모두 열고
좋은 생각으로 버무린
희디흰 채나물에 고집스런 된장찌개가
끓는 밥상 앞에 당신과 마주앉아


댓글
2005.07.08 09:41:25 (*.115.196.251)
꽃다지
사람들은 보다 큰 평수의 집을 원하면서 왜 마음 속
생각의 집은 평수를 넓히려 하지 않는지 저 자신부터가 돌아 보게 하는 글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경치 좋은 곳에 가면 "여기가 다 나의 정원이다" 라고 생각한다더군요.
집에 있는 정원은 끊임없이 가꾸고 손질을 해 주어야 하지만
내 손이 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내가 가기만 하면 볼 수 있으니 말예요.
듣고 보니 그럴싸 했습니다.
"그래 무었이든 생각하기 나름이야"
능력도 안되면서 소유하려 하면 힘드니 생각을 바꾸자.
그 이후로 생각의 틀을 조금 바꾸었습니다만 생각만으로 되는것은 아니기에.....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07426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18808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35691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36257  
212 운보님의 작품 입니다 1
하정우
2005-09-14 1686 3
211 가을이 가기 전에
적명/김용희
2005-09-14 1427 8
210 만남은 1
이필원
2005-09-14 1698 2
209 아름다움을 찾아서 1
황혼의 신사
2005-09-14 1604 5
208 사랑의 오솔길 2
하늘빛
2005-09-14 1695 1
207 별/김승동 2
빈지게
2005-09-14 2074  
206 새들도 이별을 하는가 1
김윤진
2005-09-13 1692 2
205 가을의 기도 / 조미영 2
빈지게
2005-09-13 1681 1
204 내 마음의 가을 / 안희선
빈지게
2005-09-13 1676 1
203 내 속을 다 주어도 좋은 사람/김재권 2
빈지게
2005-09-13 2042  
202 사랑의 존재/한용운
빈지게
2005-09-13 1666 3
201 세계의 호텔
하정우
2005-09-13 2017  
200 산행 길과 인생 길/손희락
빈지게
2005-07-08 1710 2
199 ^♥^ 묻어둔 사랑- 2
Sanmaroo
2005-07-08 1592 3
이.세상에서 가장넉넉한집/유자인 1
김남민
2005-07-07 1678 2
197 어느 아줌마의 하소연 5
오작교
2005-07-07 1686 3
196 슬픈 낙서 2
적명/김 용 희
2005-07-07 1722 3
195 이별선물 1
김남민
2005-07-06 1689 1
194 비/한용운 2
빈지게
2005-07-06 1664 1
193 반나절 2
적명/김 용 희
2005-07-05 1664 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