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치고 계신 행주치마는/나태주
어머니 치고 계신 행주치마는
하루 한 신들 마를 새 없이,
눈물에 한숨에
집뒤란 솔밭에 소리만치나 속절없이 속절없이…
봄 하루 허기진 보리밭 냄새와
쑥죽먹고 짜는 남의 집 삯베의
짓가루 냄새와 그 비린내까지가
마를 줄 몰라, 마를 줄 몰라.
대구로 시집간 딸의 얼굴이
서울서 실연하고 돌아와 울던 아들의 모습이
눈에 박혀 눈에 가시처럼 박혀
남아 있는 채,
남아 있는 채로…
이만큼 살았으면
기찬 일 아픈 일은 없으리라고
말하시는 어머니, 당신은
오늘 울고 계시네요
어쩌면 그렇게 웃고 계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