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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6 09:13:14 (*.159.174.2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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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리운 저녁/김승동


차가운 바람이
주머니 속의 빈손을 만지작거리는 날
어깨에 걸린 가을 옷이
더욱 헐렁해지는 저녁입니다


몇 마리의 쥐포와
소주 한 잔이 생각나고
친구의 희끗한 머리칼이
보고 싶습니다



술잔은 나무탁자 위에 있어야 좋겠고


창가에는


김 오르는 국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낮은 천장 아래로 일력이 펄럭이고


헌 라디오의 칙칙거리는 잡음 사이로


간간이 노랫소리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나무 젓가락이 떨어진 바닥으로는


태엽 풀린 시계 마냥 멎어진
내 젊은 시절의 사랑도
아직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이 시려도 마음보다 따뜻한 바람
벽돌담 밑으로 스며드는
참 그리운 저녁입니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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