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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 귀향소식

진리여행 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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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 귀향소식

청하 권대욱

아마득히 흘러가는 포플러의 그 긴 그림자에
가을빛이 살그머니 찾아올땐
그리움을 한 없이 만들어가는 날에
고향가는 들뜬 마음에 꿈을 꾸었다네
아마도 어린날의 그 그리움을 찾아가려나

그렇게도 내리던 빗소리에 긴 밤 지새우며
홀로 걸어가던 머언 꿈속 그길로
오늘도 망향가가 들려오나 머언 산넘머로
어마님 홀로 불러주는 자장가 그리워
고향길 손잡고 재촉하는 아침날의 그리움

작은 대추나무는 이제 어르스러움을 자랑하고
올해는 해갈이도 없이 열음이 하염없네
감나무 푸른 빛에는 달콤함이 서러있고
키 작은 사과나무에 달린 세 알의 열매가
우리 형제가 그러하다는 것을 눈치챘나?

삼짓날 왔다던 제비는 전봇줄에 오손도손
그리도 정겹게 지즐대는데
앞산의 푸르름이 동해바다에 서려있고
물안개 피는 그곳을 다시 하직하려니
말 없는 어머님의 눈시울에는 이슬맺히네

창공에는 말 없이 보름달이 빙긋웃건만
객창길 나그네는 마음둘데 없어
공연히 서산에 지는 석양을 처다보네
비 구름 흘러가고 강물은 말없으니
보름날 초저녁 나그네 걸음은 무겁구나

----------------------------------------

--머언 길을 다녀왔습니다..
어머님의 가득한 정을 담고,
형제간의 그 깊은 마음을 보면서
가을날이 익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세월이 그래서 흘러가나 봅니다
명절날 소회를 적어보았습니다
모처럼의 방문길이되었네요.....청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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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2005.09.21. 00:03
우리네 민족은 명절날을 통하여 이별연습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별을 모르고 살았던 정착민족인 까닭에 유독스레
이별에는 늘 연습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남의 기쁨보다 헤어짐의 서운함을 걱정하는 것이 우리의 가슴들이지요.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담담히 녹아 있는 글입니다.
좋은 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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