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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5.09.25 10:25:50 (*.167.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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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왔습니다.  
나는 빛바랜 사진첩을 펼쳐봅니다.  
학교파하고 콩서리로 허기진 배채우던  
내유년의 시절을 떠올리면서......  
입가에 깜장칠을 하고  삐삐 속살먹으며 좋아라하던 그시절을 말입니다.  
그래도 그때는 참 좋았습니다.
실수를 하여도 천진난만한 미소로 해결되었으니까 말입니다.
저 미소하나로 통하지 않는게 없었으니까요.

내 고향 담장에 작두콩이 빠알간 아름다운 꽃으로 나를 반겨줍니다.  
뒤꼍의  밤나무 밤송이는 입을 딱벌리고, 스쳐가는 바람소리도, 알밤 구르는 소리도  
야생화핀 저 넓은 들녘 까지도 도회지의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난 해방된 정겨움입니다.  
그때는 배가 허기져 콩서리를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허기져  탐스런 사과를 톡 따서 씻지도 않고 먹어보았습니다.
마음이 허기진건 사과로도 해결 되지 않나 봅니다.
그건 사랑이겠죠?
  
팔짐지고 잠시 산 아래 논둑길을  타박타박 걸었습니다.  
하늘의 비만 바라보는 천수답.  
벼는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요?  
숙인모습이 알차게만 보입니다.
농심이 보일듯......  
그 벼 이파리에 나락메뚜기 화려하고 아름답게 날개짖합니다.  

오빠 작업실에 들렸습니다.  
토스트와 한잔의 커피를 음미하면서 수담을 나누었습니다.
수담이라니 거창한거 같지만은, 저 단비 항상 이야기했듯이 잘하는 것이 별로 없어서
동네 할배 바둑수준이라 생각하면 좋을것입니다.
그것도 별로 잼없어 하니 오빤  이젤앞에 앉혀놓고 "글로서 표현 할수 있는 범위를  
그림으로 표현해볼수 있겠니?" 하면서 앞치마와 토시를 줍니다.
오전 내내 앉아 있어 봤자  똥돼지 한마리도 그리지 못했습니다.
온통 머리만 복잡할뿐,  
도자기에 동양화 삽입하다 오빠가 이젤앞에 왔습니다.  
"하나도 못그렸구나?"

"있잖아! 오빠 고추 그리면 안될까?"했더니?  
"정물화는 좀하니?"  
"아니!사람고추,애기 고추 말이야, 그건 안 보고도 잘 그릴수 있겠는데......"했더니
우리오빠 웃으시더니  "내 동생 단비 많이도 변했네"^^
뜻은 정숙하지 못하다는걸 모르는 단비가 아니지만,
울 오빤 너무나도 모른다.
추악한 사회가, 무정한 세월이, 사람을 변화시킬수도 있다는걸 말이야
어찌 그 유년시절의 동생일수가 있겠는가, 말이야

밖으로 나왔더니 강아지 한마리가 히얀하게  단비를 바라보고 있다.
애완견 ㅇㅇㅇ이라고 했는데 강아지를 좋아 하지 않아 이름을 까먹어 버렸는데......
꼭 모양새가 벼락맞은 모양세다.
"다른집에 있을땐 고급견인데,
  얻어다가 울집에와서 눈 찔러 머리 깍기고  안먹는 밥을 계속 줬더니 이젠 똥개가 다됐다."
그런걸 보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주인을 잘만나야 호강을 하는가봅니다.

강아지 이끄는데로 따라갔더니 감나무 아래.
파란 감 잎새 사이로 탐스럽게 살을 태우고 있다.
바닥에 꼭지빠진 감도 있고, 분명 어린 땡감도 많이 떨어졌겠죠?
사람이나 자연이나 올땐 서열이 있지만 갈땐 서열이 없어,
나이많다고 먼저 가는것도 아니고, 어리다고 오래사는것!
또한  아니라는것은 초등학교 이젠에 배운 진리 이건만,
사는동안은 많이 웃고 많이 즐겁고 많이 배려하면서 멋지게 살았으면  하지만
상처를 줄수도 있고 받을수도 있으니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지만  그래도 힘드는것이
유대 관계인가 봅니다.
마음이  조금 불편한 어느하루

삭제 수정 댓글
2005.09.25 19:59:52 (*.167.200.108)
단비
고운님 반갑습니다.
저 단비는 아이들이 다 자랐고 남편은 서울에서 근무를 합니다.
제가 있는곳은 대구고요.
전 몸과 마음이 항상 자유로운 사람이예요.
고운님!
닉처럼 마음도 참으로 고울것 같아요.
희생만 하지말고 지금이라도 붓과 벗하여......
화가로서의 고운님 뵐수있기를 학수 고대하겠습니다
아이들 남편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하실것입니다..
오늘도 웃을일이 많기를 비는 단비^^
삭제 수정 댓글
2005.09.26 10:45:58 (*.168.248.88)
단비
고운님!
저단비는 인터넷 접한지 6년이 되었습니다.
5년동안은 한곳의 홈피애서 본명으로 글을 남겼고.
1년 전부턴 이홈을 비롯에 4곳의 홈피를 드나들면서 단비라는 닉을 사용하였습니다.
6년동안 4곳의 홈피를 다녀보니......
때론 그 홈에 저자신이 소홀할때도 있고
그홈에서 저 마음을 왜곡하여 허무를 줄때도 있어 모르는 분의 홈에는 잘다니지 않는데
저 단비 방문을 두드리면 문좀 열어주실래요?^^
댓글
2005.09.26 11:35:56 (*.105.150.184)
오작교
제가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언제 이 글이 올라왔네요?

단비님.
고운글 잘 읽었습니다.

양파의 속처럼 단비님은 그 깊이를 모르겠습니다.
그져 벗겨내는데 눈물만 흐를 뿐......

세상이 그러합니다.
댓글
2005.09.27 00:10:43 (*.106.63.9)
우먼
안녕 하시죠
단비님의 여유로움 부럽습니다
늘 건강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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