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물안개 - 6. 도봉산정에서

청하 권대욱

붉은 태양이 가을의 서슬에 숨어버린 날
막내동이 손잡고 도봉산자락을 만졌다
아직은 푸르름이 눈시울을 시원케하지만
희멀건 산자락의 가을은 멀잖구나

한땀 한땀 올라가는 계단길에 숨이 가빠도
아이들 웃음소리 가볍게 들리기에 묵묵히
산다람쥐 훔쳐보며 도토리알 발아래로 보면서
만장봉 저 높은 곳을 묵연히 바라본다.

계곡에는 천년묵은 산삼이 쉬어갔음에
졸졸 소리지어 내 귀를 달래주는데
노부부 다정스레 잡은 손길이 아름다웁고
바위에 새긴 글자들은 그저 세월노래하네

도봉산 석굴암 부처님은 묵언응시로다
세상의 풍진을 저 아래로 굽어보시니
속가중생 작은 발원올림에 숨이 가빠져
오직 부모만수무강 가화풍요로움이로다

올려보는 저 바위는 하늘과 맞닿음에
현기증이 구름함께 스쳐가더라마는
가는 길은 예서 멈출 노릇이 아님에
아들등판이 그리도 듬직하기만 하더라

오호라 천리가 저 아래인걸 이제사 알겠구나
후두둑 내리는 빗방울도 자운봉을 피해가고
선인봉스쳐가는 아랫세상이 너무도 하찮구나
구름을 바라보메 이 세상이 가소롭다

천축사 일주문은 어느 하늘로 사라졌는고
소원성취천불보살님이 나그네를 맞이하고
심산곡수를 산하에 뿌려주니 감로로다
차곡 내리걷는 발걸음에 햇살마져 없구나

뒤돌아보며 왔던곳을 기억하노라니
내 아이야 추억거리임에 사진한장 남기고
산정에 두고온 어설픈 마음일랑 생각말고
세상사 풍진속에서 독야 청정하고프네

2005년 개천절 아이와 같이 도봉산에 오르다.
약수물 한사발에 세상이 맑아집니다.. 합장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9058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9940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06629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07317   2013-06-27 2015-07-12 17:04
가을내음 가득한 구절초 (1)
하늘빛
2005.10.08
조회 수 1431
추천 수 2
가을에 핀 장미 (1)
하늘빛
2005.10.08
조회 수 1264
추천 수 1
이별이라 말하지 않으렵니다 (2)
하늘빛
2005.10.08
조회 수 1390
추천 수 18
인연의 늪/배은미 (2)
빈지게
2005.10.08
조회 수 1382
크낙새를 찾습니다/권달웅 (2)
빈지게
2005.10.08
조회 수 1379
추천 수 2
가을에 /정한모 (1)
빛그림
2005.10.07
조회 수 1344
추천 수 1
그대가 보고픈 날/용혜원
빈지게
2005.10.07
조회 수 1387
조회 수 1378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람
황혼의 신사
2005.10.07
조회 수 1296
추천 수 9
등잔/도종환
빈지게
2005.10.07
조회 수 1334
추천 수 1
가을 햇볕/안도현 (2)
빈지게
2005.10.06
조회 수 1145
추천 수 1
그리움이 머무는 풍경
고암
2005.10.06
조회 수 1165
추천 수 5
영원을 찾아 떠난 사람
동산의솔
2005.10.06
조회 수 1388
가을날에 마실 왔어요.^^* (2)
향일화
2005.10.06
조회 수 1284
추천 수 1
당신은 아시나요
Together
2005.10.06
조회 수 1385
물안개 - 6. 도봉산정에서
진리여행
2005.10.05
조회 수 1339
추천 수 1
사랑을 배우고싶다/ㅎㅎ
김남민
2005.10.05
조회 수 1380
추천 수 3
가슴 아픈 이별 (4)
하늘빛
2005.10.04
조회 수 1389
추천 수 1
만남에 서두르지 마라 (3)
달빛향기
2005.10.04
조회 수 1384
추천 수 3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