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글/오말숙
비가 내리는 날이면
마음속에 종일
그리움의 물줄기 되어
흐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깊은 골수를 깨듯
온종일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녀
두 눈 가득
눈물로 채우게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같이 있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산 없이 걸어도
행복해 하던 사람이었는데
장미꽃 한 송이로
사랑을 고백하노라며
눈물지며 미안해하던
그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비 오는 날이면
마디마디 찔러대는 가시처럼
그리움의 빗줄기를 흠뻑 맞게 하는
가슴 아리는 사람입니다.
낙엽지면 생각나는 사람,
가슴 한켠 자라잡고 앉아
수시로 그리움의 안개 피어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