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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왜 등 뒤에서 불어오는가/나희덕


바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멀 것만 같아
몸을 더 낮게 웅크리고 엎드려 있었다
떠내려가기 직전의 나무 뿌리처럼
모래 한 알을 붙잡고
오직 바람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그럴수록 바람은 더 세차게 등을 떠 밀었다

너를 날려버릴 거야
너를 날려버릴 거야
저 금 밖으로, 흙 밖으로

바람은 왜 등 뒤에서 불어오는가
수천의 입과 수천의 눈과 수천의 팔을 가진 바람은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누군가의 마른 종아리를 간신히 붙잡았다
그 순간 눈을 떴다

내가 잡은 것은 뗏목이었다
아니, 내가 흘러내리는 뗏목이었다
댓글
2005.10.10 17:08:01 (*.105.151.131)
오작교
오늘도 변함없이
지게에 가득히 짊어지고 오셨군요.
늘 고맙다는 인사만 드리고 대접을 변변찮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또 고맙다는 말씀은 드려야 겠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5.10.10 18:33:49 (*.222.7.153)
유리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오는 것은,,,음~~~!!
내가 앞에서 불어오는 그 바람을 다 포옹하지 못하기때문에
내가 바람에게 등을 돌려버리는 건 아닌지,,그런 생각이..

심각하게 유리가 잠시,,왜 일까??,,,생각에 빠져봤어요.
겨우 잡은 뗏목이라도 바람에 날려버릴까봐 무서워졌어요.
자꾸 음미해서 결론을 얻어 볼께요,,시가 아주 맘에 들어요.
thank you~~,,
댓글
2005.10.10 23:03:07 (*.87.197.175)
빈지게
오작교님! 유리님! 늘 감사합니다. 저도 워낙 시를 좋아해서 집에다
구입하여 놓은 시집이나 사이버 세계에서 새롭고 아름다운 시를
발견하면 참 반갑고 즐거운 마음을 느낀답니다. 즐거운 한주일 열
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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