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바람은 왜 등 뒤에서 불어오는가/나희덕


바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멀 것만 같아
몸을 더 낮게 웅크리고 엎드려 있었다
떠내려가기 직전의 나무 뿌리처럼
모래 한 알을 붙잡고
오직 바람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그럴수록 바람은 더 세차게 등을 떠 밀었다

너를 날려버릴 거야
너를 날려버릴 거야
저 금 밖으로, 흙 밖으로

바람은 왜 등 뒤에서 불어오는가
수천의 입과 수천의 눈과 수천의 팔을 가진 바람은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누군가의 마른 종아리를 간신히 붙잡았다
그 순간 눈을 떴다

내가 잡은 것은 뗏목이었다
아니, 내가 흘러내리는 뗏목이었다
댓글
2005.10.10 17:08:01 (*.105.151.131)
오작교
오늘도 변함없이
지게에 가득히 짊어지고 오셨군요.
늘 고맙다는 인사만 드리고 대접을 변변찮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또 고맙다는 말씀은 드려야 겠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5.10.10 18:33:49 (*.222.7.153)
유리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오는 것은,,,음~~~!!
내가 앞에서 불어오는 그 바람을 다 포옹하지 못하기때문에
내가 바람에게 등을 돌려버리는 건 아닌지,,그런 생각이..

심각하게 유리가 잠시,,왜 일까??,,,생각에 빠져봤어요.
겨우 잡은 뗏목이라도 바람에 날려버릴까봐 무서워졌어요.
자꾸 음미해서 결론을 얻어 볼께요,,시가 아주 맘에 들어요.
thank you~~,,
댓글
2005.10.10 23:03:07 (*.87.197.175)
빈지게
오작교님! 유리님! 늘 감사합니다. 저도 워낙 시를 좋아해서 집에다
구입하여 놓은 시집이나 사이버 세계에서 새롭고 아름다운 시를
발견하면 참 반갑고 즐거운 마음을 느낀답니다. 즐거운 한주일 열
어 가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71133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190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9862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99204  
332 더욱더 조그만 사랑 노래/황동규 1
빈지게
2005-10-13 1324 4
331 사랑스런 당신/정 유찬 3
우먼
2005-10-13 1102 1
330 김일경-내 소중한 사람에게 5
김일경
2005-10-12 1091 5
329 가을 들녘/전 윤수 1
전윤수
2005-10-12 1089 2
328 끝없는 당신의 그리움 1
하늘빛
2005-10-12 1265 1
327 가을/오세영 1
빈지게
2005-10-12 1104 2
326 사랑하는 너를 보내고/꽃한송이 1
김남민
2005-10-11 1267 1
325 안개속으로 1
고암
2005-10-11 1320  
324 가난한 사랑 노래/신경림 3
빈지게
2005-10-11 1249  
323 비가 내리는 날이면 2
하늘빛
2005-10-11 1273  
322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1
하늘빛
2005-10-11 1161 2
321 행복한 꽃/ 정 유찬 3
우먼
2005-10-11 1323 1
320 여섯줄의 시/류시화
빈지게
2005-10-10 1272 7
바람은 왜 등 뒤에서 불어오는가/나희덕 3
빈지게
2005-10-10 1329 1
318 낙화/도종환 1
빈지게
2005-10-10 1261 1
317 오늘은 아무 것도/황동규
빈지게
2005-10-10 1272  
316 상사(相思)/김남조
빈지게
2005-10-10 1764 2
315 지금도 그대 웃음이/용혜원 2
빈지게
2005-10-10 1279  
314 人 生 1
바위와구름
2005-10-09 1475 32
313 준다는 것/안도현 3
빈지게
2005-10-09 1259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