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물안개 - 7. 가을 상념

청하 권대욱

찬 이슬이 흔적을 감추던 날에
용마산 그 긴 자락에는 가을 내음이 지나고.
한강물은 말도 없지만 그래도 흘러가건만
석양에 물들은 인수봉 아득도 하여라.
저 건너 불암산은 물빛마져 흔들리네

강변땅, 넓은 들판에는 바람마져 없으니
이 가을날 내 고향마져 멀어지노메라
상수리 한 알 두알 숲가에 뒹구는 날
주인 없는 무덤가에 이름모를 잡풀
이 산록에서 깊이 세워 가노라.

아직은 자태마져 고운 오리목 두 그루
어느덧 세월의 자취가 더덕 붙어있어
길 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을 잡고나
숲너머 저 자락에는 풍경소리 은은한데
도솔천 구만리 저기인가 여기인가.

찬 바람 지나가며 구슬픈 미소짓고
어설픈 날, 산새소리마져 끊어지니
인적드문 이 산록에는 세월도 멈추었네
아이야, 너의 길과 나의 길은
거미줄 작은 이음줄로 같이 감이구나


---용마산정에서


댓글
2005.10.14 15:26:37 (*.105.151.126)
오작교
가을에는 누구라도 시인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가슴이 없어서 글을 품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듯 아름다운 글을 만나면 그저 눈자락만 붉힐 뿐...
시인님의 고운 시를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5.10.18 12:50:57 (*.63.8.175)
남옥희
처음으로 오작교에 들어오니 세삼 감해가-----
너무너무 좋은 글이 많이 있어서~ 또 다시 자꾸만 글을 읽게 되는군요.
이 시간 부터는 오자교를 많이 보게 되겠네요ㅛㅛㅛㅛ
하루 시간이 지나는 것,,, 아까울때가 많아요.
그럼 또 만나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00785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119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28696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29323  
1252 달 빛이 싫어 1
바위와구름
2006-04-16 1343 8
1251 존재의 빛 / 김후란 5
빈지게
2006-04-16 1429  
1250 낙타의 꿈/이문재 12
빈지게
2006-04-16 1799  
1249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정희성 5
빈지게
2006-04-15 1453 1
1248 모두 드리리/정호승 3
빈지게
2006-04-15 1514  
1247 바 다 / 기노을 3
빈지게
2006-04-15 1518  
1246 우화의 강1/마종기 3
빈지게
2006-04-15 1453  
1245 바다/이재금 4
빈지게
2006-04-15 1393  
1244 초록 기쁨/정현종 1
빈지게
2006-04-15 1439 4
1243 아침같은 사랑/윤지영 3
빈지게
2006-04-15 1408 1
1242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김옥림 4
빈지게
2006-04-15 1522 6
1241 개여울/김소월 4
빈지게
2006-04-15 1401 2
1240 한 사람을 생각하며/김종원 2
빈지게
2006-04-15 1448 5
1239 내면의 바다/ 허 만 하 1
빈지게
2006-04-15 1209 2
1238 마른 꽃/정진희 4
빈지게
2006-04-15 1517 5
1237 봄 처녀/노동환 1
빈지게
2006-04-15 1502 5
1236 하나도 맞는것이없어도 우리는 2
김미생-써니-
2006-04-15 1512 1
1235 어쩌면 좋죠? / 정진희 10
빈지게
2006-04-14 1266 5
1234 이런 시 /이상 8
빈지게
2006-04-14 1285 3
1233 봄 꽃 피던 날 / 용혜원 5
빈지게
2006-04-14 1261 6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