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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 7. 가을 상념

청하 권대욱

찬 이슬이 흔적을 감추던 날에
용마산 그 긴 자락에는 가을 내음이 지나고.
한강물은 말도 없지만 그래도 흘러가건만
석양에 물들은 인수봉 아득도 하여라.
저 건너 불암산은 물빛마져 흔들리네

강변땅, 넓은 들판에는 바람마져 없으니
이 가을날 내 고향마져 멀어지노메라
상수리 한 알 두알 숲가에 뒹구는 날
주인 없는 무덤가에 이름모를 잡풀
이 산록에서 깊이 세워 가노라.

아직은 자태마져 고운 오리목 두 그루
어느덧 세월의 자취가 더덕 붙어있어
길 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을 잡고나
숲너머 저 자락에는 풍경소리 은은한데
도솔천 구만리 저기인가 여기인가.

찬 바람 지나가며 구슬픈 미소짓고
어설픈 날, 산새소리마져 끊어지니
인적드문 이 산록에는 세월도 멈추었네
아이야, 너의 길과 나의 길은
거미줄 작은 이음줄로 같이 감이구나


---용마산정에서


댓글
2005.10.14 15:26:37 (*.105.151.126)
오작교
가을에는 누구라도 시인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가슴이 없어서 글을 품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듯 아름다운 글을 만나면 그저 눈자락만 붉힐 뿐...
시인님의 고운 시를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5.10.18 12:50:57 (*.63.8.175)
남옥희
처음으로 오작교에 들어오니 세삼 감해가-----
너무너무 좋은 글이 많이 있어서~ 또 다시 자꾸만 글을 읽게 되는군요.
이 시간 부터는 오자교를 많이 보게 되겠네요ㅛㅛㅛㅛ
하루 시간이 지나는 것,,, 아까울때가 많아요.
그럼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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