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0.16 01:57:07 (*.159.174.204)
1577
3 / 0




간고등어 한 손/ 유안진


아무리 신선한 어물전이라도
한물간 비린내가 먼저 마중 나온다
한물간 생은 서로를 느껴 알지
죽은 자의 세상도 물간 비린내는 풍기기 마련
한 마리씩 줄 지은 꽁치 옆에 짝지어 누운 간고등어
껴안고 껴안긴 채 아무렇지도 않다

오랜 세월 서로가 이별을 염려해온 듯
쩔어든 불안이 배어 올라가 푸르러야 할 등줄기까지 뇌오랗다
변색될수록 맛들어져 간간 짭조름 제 맛 난다니
함께한 세월이 갈수록 풋내 나던 비린 생은
서로를 길들여 한가지로 맛나는가

안동 간고등어요
안동은 가본 적 없어도 편안 안(安)자에 끌리는지
때로는 변색도 희망도 되는지
등푸른 시절부터 서로에게 맞추다가 뇌오랗게 변색되면
둘이서도 둘인 줄 모르는
한 손으로 팔리는 간고등어 한쌍을 골라든
은발 내외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반백의 주부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9454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05621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22367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22952  
372 잊을 수 없는 당신이기에 3
하늘빛
2005-10-21 1562  
371 가을 엽서 2
고암
2005-10-21 1584  
370 저녁에/김광섭 2
빈지게
2005-10-21 1574 1
369 가을을 타는 사나이 1
황혼의 신사
2005-10-21 1522 3
368 이 가을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 윤영초 4
좋은느낌
2005-10-20 1346 1
367 인생은/조병화 1
빈지게
2005-10-20 1560  
366 물안개 - 8. 왕불암산정(往佛巖山頂) 1
진리여행
2005-10-19 1507  
365 ^(^...웹 친구의 우정을 위하여(유리님) 4
우먼
2005-10-19 1569 14
364 나의 심정 20 file
안개
2005-10-19 4593 107
363 귀천(歸天)
고암
2005-10-19 1585 1
362 부산여행에서 담아온 바다 5
하늘빛
2005-10-19 1709 24
361 가을 편지/이해인 2
빈지게
2005-10-18 1330 2
360 나또한/초아 1
김남민
2005-10-18 1340 2
359 시월 중순에~ 4
향일화
2005-10-17 1616  
358 마음을 비우면 2
고암
2005-10-17 1575  
357 가을 보내며 / 오정자 2
빈지게
2005-10-17 1414 3
356 가을 볕/장석남 1
빈지게
2005-10-17 1607  
355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다. 1
휴게공간
2005-10-16 1536 4
간고등어 한 손/ 유안진
빈지게
2005-10-16 1577 3
353 착한 시/정일근
빈지게
2005-10-16 1568 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