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세월에 지루하던 여름은 가고 어느새 계절은 가을인데 옷속을 스미는 바람이 서늘한 호숫가에 다가서니 은빛 반짝이는 물결에 생각이 난다 옛 고향마을 작은 연못 그 은빛 물결 생각이 난다 물결위에 머무는 고향 생각에 잔잔한 그리움의 파문이 인다 투명한 코발트색 허공에 뜬 한조각 흰구름 시름많은 한세상 아득하던 여로의 끝이 이제는 가까워진 이내 삶이 뜬구름처럼 흘러간다 무심한 세월따라 지나가는 서늘한 바람결에 실려온 이 가을 산과 들에 온갖 잎새들이 곱게 물들어 화려한 가을 단풍이 가득하건만 절해고도에 홀로인듯 외로운 마음은 이 가을의 화려한 풍경이 빛바랜 옛그림인듯 멀고도 흐린데 머지않아 다가올 찬바람에 질 잎새들의 시린 고독은 가까웁구나 어느 해질녘 비바람에 마지막 잎새가 숙명같은 고독을 안고 지면 아픔, 슬픔도 함께 지고 사무치는 그리움마저 흔적 없겠지 2005.10.25/동산의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