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춘향의 말 1 / 서정주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뉘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조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다오.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다오
향단아.
<서정주시선, 정음사,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