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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2 15:06:20 (*.159.174.19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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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이생진


지난날을 어떻게 잊으랴
새벽닭 울 때마다
삶은 노엽고 원통했다

해질무렵 귀머거리로
바다에 귀 기울여도
바다는 언제나 말이 없던

지난날을 어떻게 잊으랴
한사코 불빛 식어가던 방에서
그대 고운 손
차마 잡을 수 없었던

지난날을 어떻게 잊으랴
그대 눈물 고인 눈을
어떻게 잊으랴 통곡 뒤의 산들을
산 아래 마을들을 밤마다
그대 손이 켜던 램프를

어떻게 잊으랴 이른 새벽
눈길 밟고 도망치던 삶
도망치던 맨발의 날들을
소리도 없는 날들을
이렇게 또 다가오는 날들을

삭제 수정 댓글
2005.11.13 01:30:42 (*.74.0.98)
유리
잊어야 할 것은 못잊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잊고
그렇게 모순을 안고사는 게 인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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