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1.18 23:13:45 (*.87.197.175)
1247
18 / 0




온라인/이복희


나는 오늘 너에게 사랑을 무통장으로 입금시킨다.
온라인으로 전산 처리되는 나의 사랑은
몇자리의 숫자로 너의 통장에 찍힐 것이다
오늘 날짜는 생략하기로 하자
의뢰인이 나였고 수취인이 너였다는 사실만 기억했으면 한다
통장에 사랑이 무수히 송금되면
너는 전죽 어디에서나 필요한 만큼 인출하여 유용할 수 있고
너의 비밀 구좌에 다만 사랑을 적립하고픈
이 세상 어디에서도 우리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로서는 사랑하지 말자

오늘도 나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무통장 입급증에 네 영혼의 계죄번호를 적어 넣고
내가 가진 얼마간의 사랑을 송금시킨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정기적으로 건네는 돈이 전부라면 사람
사이는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기계적으로 입금시키고 기계적으로 찾아가
는 물질적 관계로 전락하여 버리고 말았다면 그건 인간적인 관계가 끝나버
린 것이다.

알게 모르게 물질적인 가치로 계산하고 물질화 되어가는 세상살이를 비판
하며 이시의 화자는 의무로써 사랑하지 말고, 빚이라 여기고 갚을 생각을
하는관계로 인간이 맺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건네는 것은 사랑이어야 하는 것이다. 몯든것이 전산화
되고 수치화되어 나타나는 세상이 되었지만 우리가 보내고 받고 적립하는
것이 사랑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설령 돈을 보냈다 할지라도 내가 적은
것이 영혼의 계좌 번호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1644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2421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9146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9714   2013-06-27 2015-07-12 17:04
1392 가을우체국장 4
古友
1010 4 2006-05-12 2006-05-12 11:04
 
1391 그리운 날에 쓰는 편지 22
cosmos
1395 4 2006-05-12 2006-05-12 09:57
 
1390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 여경희 16
빈지게
1240 4 2006-05-12 2006-05-12 09:52
 
1389 펑크 난 타이어 15
우먼
1233 2 2006-05-11 2006-05-11 12:50
 
1388 꽃이있는 풍경 3
전소민
1195 3 2006-05-11 2006-05-11 12:42
 
1387 사랑 2
고암
1109 6 2006-05-11 2006-05-11 11:27
 
1386 전주 치명자산의 풍경 4
하늘빛
1276 4 2006-05-10 2006-05-10 19:27
 
1385 금낭화 1
하늘빛
1178 7 2006-05-10 2006-05-10 19:26
 
1384 만개한 철쭉과 풍경 1
하늘빛
1090 9 2006-05-10 2006-05-10 19:24
 
1383 뜨거운안녕/시김새 1
시김새
1097 3 2006-05-10 2006-05-10 16:28
 
1382 한번 읽어주실래요?? 4
찬내음
1229 12 2006-05-10 2006-05-10 14:17
 
1381 顯考專業主婦 ... 16
古友
4416 195 2006-05-10 2006-05-10 12:41
 
1380 내 삶의 남겨진 숙제 4
달마
1228 2 2006-05-10 2006-05-10 11:35
 
1379 너에게 띄우는 글/이해인 4
빈지게
1250 4 2006-05-10 2006-05-10 09:55
 
1378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복효근 10
빈지게
1239 7 2006-05-10 2006-05-10 00:04
 
1377 내 모든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 이정하 4
별빛사이
1238 6 2006-05-09 2006-05-09 22:57
 
1376 오늘 같이 흐린 날엔 12
우먼
1107 7 2006-05-09 2006-05-09 18:04
 
1375 소중한 당신 4
소금
968 5 2006-05-09 2006-05-09 13:00
 
1374 오늘은 유난히그리운 너란다/이문주 1
김남민
1269 6 2006-05-09 2006-05-09 12:36
 
1373 깊이를 알수 없는 그리움 _써니님글 인용 3
먼창공
1231 12 2006-05-09 2006-05-09 11:0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