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1.21 20:15:00 (*.87.197.175)
1286




작은 짐승/신석정


란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거시 좋았다
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란이와 나는
작은 짐승처럼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짐승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란이와 내가
푸른 바다를 향하고 구름이 자꾸만 놓아 가는
붉은 산호와 흰 대리석 층층계를 거닐며
물오리처럼 떠다니는 청자빛 섬을 어루만질 때
떨리는 심장같이 자지러지게 흩날리는 느티나무
잎새가
란이의 머리칼에 매달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란이와 나는
역시 느티나무 아래에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순하디순한 작은 짐승이었다



-김용택 엮음 시집 "사랑'에서-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6107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6879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03525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04224   2013-06-27 2015-07-12 17:04
1392 가을우체국장 4
古友
1041 4 2006-05-12 2006-05-12 11:04
 
1391 그리운 날에 쓰는 편지 22
cosmos
1441 4 2006-05-12 2006-05-12 09:57
 
1390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 여경희 16
빈지게
1263 4 2006-05-12 2006-05-12 09:52
 
1389 펑크 난 타이어 15
우먼
1268 2 2006-05-11 2006-05-11 12:50
 
1388 꽃이있는 풍경 3
전소민
1231 3 2006-05-11 2006-05-11 12:42
 
1387 사랑 2
고암
1138 6 2006-05-11 2006-05-11 11:27
 
1386 전주 치명자산의 풍경 4
하늘빛
1302 4 2006-05-10 2006-05-10 19:27
 
1385 금낭화 1
하늘빛
1203 7 2006-05-10 2006-05-10 19:26
 
1384 만개한 철쭉과 풍경 1
하늘빛
1113 9 2006-05-10 2006-05-10 19:24
 
1383 뜨거운안녕/시김새 1
시김새
1131 3 2006-05-10 2006-05-10 16:28
 
1382 한번 읽어주실래요?? 4
찬내음
1261 12 2006-05-10 2006-05-10 14:17
 
1381 顯考專業主婦 ... 16
古友
4441 195 2006-05-10 2006-05-10 12:41
 
1380 내 삶의 남겨진 숙제 4
달마
1267 2 2006-05-10 2006-05-10 11:35
 
1379 너에게 띄우는 글/이해인 4
빈지게
1283 4 2006-05-10 2006-05-10 09:55
 
1378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복효근 10
빈지게
1257 7 2006-05-10 2006-05-10 00:04
 
1377 내 모든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 이정하 4
별빛사이
1265 6 2006-05-09 2006-05-09 22:57
 
1376 오늘 같이 흐린 날엔 12
우먼
1130 7 2006-05-09 2006-05-09 18:04
 
1375 소중한 당신 4
소금
988 5 2006-05-09 2006-05-09 13:00
 
1374 오늘은 유난히그리운 너란다/이문주 1
김남민
1293 6 2006-05-09 2006-05-09 12:36
 
1373 깊이를 알수 없는 그리움 _써니님글 인용 3
먼창공
1265 12 2006-05-09 2006-05-09 11:0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