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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 김정호

빈지게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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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 김정호


내 마음 속절없이
흔들리는 밤이면
달빛도 눈꺼풀 무거워
구름 속에 뒤척이고
까치는 젖은 날개를 접는다
그 날이면 소슬바람은
허공 속에 묻어두고
여명에 동트기 전
종종 걸음으로 집을 나서다
까닭 없이 현기증 일면
빈 가슴 가득 채우는
또 하나의 얼굴
잡아야 할까
버려야 할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풀잎에 걸린 하늘
바람만 옷깃을 붙잡고
나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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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 2005.11.27. 21:34
속절없이 그렇게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속이 비었을 때...

좋은 시를 올리시는 한결같으신 모습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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