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훌쩍 넘기면
새로운 것 보다는
오래된 걸 좋아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움 보다는
은근한 매력을 더 좋아하며
화려한 외출 보다는
오래 남을 푸근한 외출을 꿈꿉니다.
화가나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보다는
조용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으로 화를 달래고
정열적인 키스보다는
이마 위에 작은
입맞춤을 더 좋아합니다.
반짝이는 스포츠카 보다는
오래 된 고물차라도
평안함에 감사를 하고
색깔 진한 사랑보다는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 웃음을 그리워 하며
바보 같이 우울 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이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 좋아하고
늘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은 못해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우울한 날은
괜스레이 차 한잔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합니다.
말 없는 차 한잔에서도
좋아하는건지 사랑하는건지
읽을 수 있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물어 볼 수도 있고
물어 보지 않을 수도 있으며
모르는 척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으며
아는 척 하고 달랠 줄도 압니다.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 줄 줄도 압니다.
중년을 훌쩍 넘기면
이런 것들을
더욱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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