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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9 14:53:11 (*.159.17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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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사 가는 길/오인태


때 절은 설움 같은 건
툴툴 먼지로 털어 버리고
가자 겨울산
칡넝쿨이나 잡고 오르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세상은 한낱 굿판 같은 것일까
막소주 댓잔에 내장
뒤틀리는 속앓이
꿈결에도 목이 타는 갈증으로
됫박이나 마셔댄 새벽 냉수에
또다시 배앓이를 해야 하는
이 시대 우리들의 아픔은
엄살일까 투정으로나 볼까
망나니 칼날바람에 허리시린 잡목
여자는 허리를 따뜻하게 해야 한단다
소한까지 넘기고 몇 만 원 받는 월급날
사주팔자에도 없는 연탄 몇 장 사들인 죄로
손바닥만한 온기에 누워 죽어간 누이야
우리는 내내 이렇게 부끄러이 살아서
씻을 수 있을까 황천가는 개울물에
발이나 씻을 수 있을까
빈 맘 달래어 길을 오르면
그대 무덤없는 혼령을 위해
노승의 목탁 속에는
눈이나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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