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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4 01:31:39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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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에 가보셨나요/고두현


용평 발오아산 꼭대기
부챗살 같은 숲 굽어보며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더니
전망대 이층 식당 벽을
여기 누구 왔다 간다, 하고
빼곡이 메운 이름들 중에
통 잊을 수 없는 글귀 하나,

"아빠 그 동안 말 안드러서
좨송해요. 아프로는 잘 드러께요"

하, 녀석 어떻게 눈치 챘을까.
높은 자리에 오르면
누구나 다
잘못을 빌고 싶어진다는 걸.


* 맞춤법은 몰라도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을 우리는 사랑한
다. 부모 속 꽤나 썩인 친구가 발왕산에 올라 한 말이다.
사실 부모님들께는 말씀 드리지않았지만, 높은 자리, 높
은 산에 오르면 그 만큼의 비중으로 부모님이 떠오른다. 깊
은 산 같으시고, 내 삶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계신 부모
님...
죄송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



-시집 정지영의 내가 사랑하는 시 "마음이 예뻐지는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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