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겨울 저녁의 시/박주택

빈지게 1903

13

0


겨울 저녁의 시/박주택


사위가 고요한 겨울 저녁 창 틈으로 스미는

빙판을 지나온 바람을 받으며,
어느 산골 쯤, 차가운 달빛 아래에서 밤을 견딜 나무들을 떠 올렸다

기억에도 집이 있으리라, 내가 나로부터 가장 멀듯이
혹은 내가 나로부터 가장 가깝듯이 그 윙윙거리는
나무들처럼 그리움이 시작되는 곳에서 나에 대한 나의 사랑도
추위에 떠는 것들이었으리라,

보잘것없이 깜빡거리는 움푹 패인 눈으로
잿빛으로 물들인 밤에는 쓸쓸한 거리의 뒷골목에서
운명을 잡아줄 것 같은 불빛에 잠시 젖어있기도 했을 것이라네,

그러나 그렇게 믿는 것들은
제게도 뜻이 있어 희미하게 다시 사라져 가고
청춘의 우듬지를 흔드는 슬픈 잠 속에서는
서로에게 돌아가지 않는 사랑 때문에
밤새도록 창문도 덜컹거리고 있으리라

신고공유스크랩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159527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171309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188129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189001 0
653
file
하은 05.12.22.06:10 1511 +4
652
normal
동산의솔 05.12.21.16:31 2128 +21
651
normal
개울 05.12.21.16:03 1552 +3
650
normal
빈지게 05.12.21.11:20 1665 +2
649
normal
파란나라 05.12.21.06:54 1897 +16
648
normal
향일화 05.12.20.20:50 1795 +10
647
normal
빈지게 05.12.20.10:12 1888 +1
646
normal
국화 05.12.19.19:34 1495 +1
645
normal
차영섭 05.12.19.14:14 1928 +7
644
normal
안개 05.12.19.13:59 2081 +11
643
normal
빈지게 05.12.19.10:06 1838 0
642
normal
고암 05.12.18.15:31 1628 +2
641
normal
바위와구름 05.12.18.11:45 1806 +16
640
normal
꽃향기 05.12.18.07:33 1912 +18
639
normal
전소민 05.12.18.06:46 1760 +15
638
normal
niyee 05.12.18.00:18 1884 +27
normal
빈지게 05.12.17.17:43 1903 +13
636
normal
빈지게 05.12.17.13:59 1826 +12
635
normal
진리여행 05.12.16.23:53 1922 +1
634
normal
김남민 05.12.16.16:10 289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