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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1.02 22:49:04 (*.87.197.175)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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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서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댓글
2006.01.03 07:49:00 (*.177.177.147)
울타리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또 내리고 다시 내리게 하십시오.
곱고 아름다운시 고맙고 감사합니다.
빈지게님! 방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006.01.03 11:28:45 (*.159.174.223)
빈지게
울타리님! 감사합니다. 님께서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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