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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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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李相潤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이지만
베란다에는 제법 많은 화초들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톡 튀는 놈이 없어
난생 처음으로 꽃집에 갔다
이것저것 살피다가
색깔 있는 것 하나 골라 사 들고 오는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꽃 한번 보고 날 한번 보고는
소리 없이 슬쩍슬쩍 웃는다
모르긴 해도, 아줌마들이 웃는 것은
남편 얼굴 생각해서 웃었을 터이고
아가씨들이 웃는 것은
숨겨 둔 사연이나 앞날 보고 웃었을 게다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가 꽃이 예뻐서 웃었을 게다
그런데 혼자 가는 남자들은 도무지 웃지 않는데
여자와 같이 가는 남자들이 웃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저도 나처럼 이쁜 꽃 하나 데리고 있어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소통한다는 것일까
집에 와서 꽃 하나 내려놓는데
베란다에 있던 화초들, 일시에
겨울 동백 터지는 소리를 내고 있다

https://www.poem5351.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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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게 2006.01.12. 22:44
베란다에 예쁜 꽃을 가꾸기 위하여 꽃집에 다녀 오셨군요. 말은 하지 않
아도 마음이 소통한다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지요.

겨울이지만 저의집 베란다에도 애기장미와 또 다른 화초들이 꽃을 피워
환한 미소를 띠고 있으니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시를 올려 주
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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