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1.12 23:42:51 (*.87.197.175)
1294
16 / 0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
었습니다
마음이 닳아 얼굴이 따라 닮는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7637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7101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03769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04490  
1552 한잔 할까요~?? 27
초코
2006-06-08 1409 3
1551 자연산 약초 2
구성경
2006-06-08 1205 2
1550 신기한 열매와 부리 3
구성경
2006-06-08 1201  
1549 삶이 삶이지 못할때
고암
2006-06-08 1151 6
1548 그리운 날에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박강남 3
빈지게
2006-06-07 1341 5
1547 비아그라 있어요, 신제품 ... 21
古友
2006-06-07 1411 3
1546 하늘 1
미리내
2006-06-07 1204 4
1545 별을 보며 / 이해인
미리내
2006-06-07 1294 1
1544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16
사철나무
2006-06-07 1232 11
1543 나무 이야기
도담
2006-06-07 1224 10
1542 향기로운 6월에...
전소민
2006-06-07 1273 3
1541 ♣ 유월 숲에는 - 이해인 ♣ 4
달마
2006-06-06 1219 2
1540 화답/이시은 1
빈지게
2006-06-06 1214 4
1539 강아지~?? 8
초코
2006-06-06 1254  
1538 성적 올리는 방법들 3
초코
2006-06-06 1148 7
1537 故박정희 대통령 가족사진 모음 6
초코
2006-06-06 1319 20
1536 보석처럼 아름다운 사람 4
별빛사이
2006-06-06 1191 4
1535 가보고싶은 우리명산 5
구성경
2006-06-05 1103 2
1534 조국의 별 3
구성경
2006-06-05 1289 7
1533 얄미운, 그러나 고마운... 24
古友
2006-06-05 1449 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