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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9 23:16:51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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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이선화


나, 알지 못할 생의 어느 정점을 향해
지금 터벅대며 걸어가는 중

안구건조증이 걸린
흐린 동공은 자꾸만 바람이 고여 맵고
장갑 한 짝을 잃어버려
호주머니 속 손은 점점 시려온다

더러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하늘과 땅도 하나가 되는데
사람의 가슴과 가슴 사이는
왜 이다지 멀기만 한지

귀가를 서두르는 저녁 강가
한때는 뜨거웠던 가슴이
파문으로 일렁이는 날이면
이만 걸음을 멈추고
나에게로의 귀환을 꿈꾸려한다

허락하신다면
나, 낯선 여행지에서
지상에서 가장 향기나는 열매 하나 취하고
바람결로 묻혀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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