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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안도현

속을 보여주지 않고 달아 오르는 석탄난로
바깥에는 소리없이 내리는 눈

철길위의 기관찬는 어깨를 들썩이며
촐없이 철없이도 운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사랑하는 거니?
울어야 네 슬픔으로 꼬인 내장 보여줄 수 있다는 거니?

때로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단 한 번 목숨을 걸 때가 있는 거다
침묵 속에도 뜨거운 혓바닥이 있고

저 내리는 헛것 같은 눈, 아무것도 아닌 저것도
눈송이 하나 하나는
제각기 상처 덩어리다. 야물게 움켜쥔 주먹이거나

문득
역 대합실을 와락 껴안아 햝는  석탄난로
기관차 지나가는 철길위에 뛰어내려 치직 치직 녹는 눈

댓글
2006.02.07 01:16:45 (*.166.110.181)
cosmos
다소 박력 있으면서도
참 슬픈 시 같아요.

눈 내리는 역 대합실...
사랑 때문에 몹시 아파하는 사나이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집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2.07 01:31:49 (*.107.62.167)
an


가슴 에이게 느껴야할 대목에서
왜 웃음이 나는 거지??..
-사랑한다고 말해야 사랑하는 거니?
울어야 네 슬픔으로 꼬인 내장 보여줄 수 있다는 거니?-
갑자기 그 대목에서 내 마음속에서
이렇게 대답을 하는 거예요.

당근이지..
사랑한다고 말을 해야 알지~ㅋ
아직도 지는 인생을 모른다는 느낌이 팍~~~!
참, 좋은 글이네요. 늦은 밤에 만난 글이라 더..
댓글
2006.02.07 11:04:48 (*.159.174.223)
빈지게
cosmos님! an님! 늘 고운흔적 감사합니다.
고마우신 회원님들께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 걱정입니다.
an님께서 올려주신 I LOVE YOU 는 정말 소박
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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