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지게/신금철


퇴락한  추녀 밑  임자 없는  빈 지게
이 빠진 토방신고 갈 수 없는 옛날을
두 팔을 안으려니 언제나 시린 빈손

눈 녹아 흘린 등판 바람이 둥지 틀고
지축을 울리는 경운기 트랙터엔
부농공신 퇴출 서러운 2~30년

휘청거리는 세월 힘겨울 때
길 잃은 멧새 한 마리 무심히 쉬어가고
서산마루 누운 햇살 두어가 달 더듬음은
깨워줄 이 없는 깊은 꿈길
마지막 온정이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