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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2.14 21:11:57 (*.159.17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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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5일 토요일 정오를 넘긴 시간이었다. 대학 입시에 고배를 마신
아들이 재수를 하기위해 서울 강남의 학원에 접수를 하고 학원도 합격자가
발표되는 날이었는데 내가 퇴근을 했는데도 그때까지 집에 전화가 오지 않
았다고 했다.

나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학원에 연속
전화를 해보았지만 통화중 이었다. 한참 후에 어떻게 통화가 됐는데 국.영.
수 과목 2등급 이었던 아들이 학원등록에 떨어 졌다고해서 왜 연락을 해주
지 않냐고 묻자 떨어진 사람들은 연락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속이 상했지만 항의를 할 시간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었다. 우선 그래도
괜찮은 학원에 등록을 시키는 일이 급한 일이이서 처음에 등록을 했던 학원
과 같은 계열의 역시 강남에 위치한 학원에 전화를 했더니 그날 오후 6시
까지 접수를 받는다며 수능 성적표를 팩스로 넣으면 되냐고 물어보자 직접
와서 면접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갈만한 학원에 가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하고 걱정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집사람한테 아들하고 고속버스를 타고 갔다 오라고 해놓고 생각하니 내가 직
접운전을 하고 가는 것이 빠를 것 같아 집사람과 아들한테 같이 가게 챙기라
고 하여 곧바로 서울로 출발하였다. 설 연휴를 3일 앞두고 토요일 이었지만
다행히 고속도로는 정체된 구간이 없어 거의 경주를 하듯이 달려 남원에서 서
울까지 3시간만에 갈 수 있었다.

입시학원에 도착하니 간단한 면접이었는데 그렇게 바쁜 마음으로 달려간 내가
허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는 사
실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 근처의 원룸 3군데를 둘러보고 제일
나은 곳으로 계약고 하고 내려왔었다.

설 연휴를 마치고 2005년 2월 15일 부터 학원을 다녀야 할 아들은 짐을 챙겨
서 하루전에 올라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 식사는 고
시원에서 하고 점심과 저녁 식사는 학원 식당에서 하면서 학원 생활을 잘 해
주는 것이 예뻤다.

수능을 마치고 지난해 보다는 전체적으로 잘 보았지만 수학을 학원에서 공부
할땐 1등급이 나왔었는데 2등급밖에 받지 못하고, 국어, 영어는 그런대로 잘
보았다고 했지만 아들놈은 아쉬운게 많은 눈치였다.

지방대학은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하는 아들이 가나다군 3군데 모두 서울에
소재한 대학에 입학원서를 접수하고 나니 지난해에 낙방한 경험이 생각나서
불안한 나날들을 보냈었다.

그런데 2006년 1월 13일 내가 집에 퇴근을 하여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가
는 순간 컴앞에 앉아있던 아들이 "아빠 나 동국대에 합격했어요" 하기에 나
는 "그냐? 축하해!!" 하고 말았는데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고있던 집사람은
거실로 와서 "야 축하해!" 펄쩍 펄적 뛰다가 아들을 껴안아 주면서 축하를 해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1년간 등록금 36%의 혜택(108만원)을 받고 등록금을 은행에
납부하고 지난 11일 서울에 올라가 학교 근처에 원룸을 계약하고 왔었다.
그런데 그날 홍익대에서도 후보 명단에서 합격이 확정되었다고 전화가 와서
포기 한다고 했었고, 오늘은 서울시립대에서 후보 명단에서 합격했다고 전화
가 왔다면서 오전에 집사람이 기쁜 목소리로 나한테 전화가 왔다. 그리고 아들
이 서울 시립대로 가겠다고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전통이 깊은 동국대도 좋지만 요즘엔 서울시립대가 더 좋다고 아들이 간다
는데 굳이 말릴 필요도 없다고 판단해서다.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지난해에 고배를 마시고 3군데 모두 합격의 기쁨을 가
지게 되니 기쁘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아들은 학교에 다니다 올해도 더 좋은
대학에 도전하기 위해 수능은 꼭 한번 봐볼 것이라고 하고, 서울대, 연세대,
외대에 도전한 여동생의 아들도 서울대에만 불합격하여 연세대에 다니면서
수능 시험을 꼭 볼것이라고 해서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 부모가 자식 뒷바라
지 잘 해주는 것이 의무이기도 하지만 그 기쁨 또한 클테니까...
댓글
2006.02.14 21:13:35 (*.159.174.223)
빈지게
혹시 올해 가족분들께서 불합격의 아픔을 경험하신 회원님
이 계실까봐 조심스럽지만 저도 작년에 그런 경험을 하고 최
선을 다해서 뒷바라지 하다보니 오늘처럼 기쁜날도 있기에
글로 써봤습니다. 용기 잃지 않으시길 바라면서요. 나이 들면
서 정말 가족들 언제나 건강하고 자식들 잘되는 것이 바램인
것 같아요. ^^*
삭제 수정 댓글
2006.02.14 22:06:37 (*.197.250.75)
an


저 비둘기처럼 하늘을 훨훨
나는 기분이셨겠어요.
에궁~! 제 아들이 합격했다는 소식같아서
가슴이 뭉클했네요.
저도 이제 다섯날 남짓 지나면
드뎌 쨘~한 순간의 날을 맞지 싶습니다.

추카~추카~저는 아이들이
잘 되었을 때가
세상에서 제일 기쁘던 걸요~ㅎㅎ
그래서, 힘들어도 다 이겨낼 수 있어요.
thanks lots~!
댓글
2006.02.15 01:52:02 (*.166.110.181)
cosmos
빈지게님 축하 드릴일이 있었군요
대학생이 되는 아드님이
참 대견스럽죠?

그렇게 어려움 겪으면서 기쁨의 맛도
알게되는 인생살이의 첫걸음...
함께 축복하렵니다.

아드님도 고생 많았지만
부모님도 애 많이 쓰셨어요.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댓글
2006.02.15 02:13:22 (*.209.86.140)
김일경
축하 드립니다.
참 보기 좋네요...
댓글
2006.02.15 02:36:30 (*.159.174.223)
빈지게
an님! cosmos님! 김일경님! 감사합니다. 님들
께서도 항상 건강 하시고 행복한 날 되시길 진정
으로 바랍니다.^^*
댓글
2006.02.15 09:42:02 (*.106.63.48)
우먼
축하 드립니다
든든하게 뒤에서 버텨 주신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 없었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겠지요
거듭 축하 드리며 마냥 행복 하십시요
댓글
2006.02.15 09:48:20 (*.74.240.114)
꼬맹이
빈지게님! 우선 축하드립니다 얼마나 기쁘십니까 작년 이맘때 저를 보는것 같아 글을 읽는내내
가슴졸였습니다 거듭 축하드립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2.15 09:52:33 (*.197.251.54)
an
에궁~~~!
빈지게님, 오널 한턱 쏘셔야겠셤~~ㅎㅎ
오데로 가믄 돼쥬??
얼렁~~장소를 적어 주시와욤~~~!
에고, 부러버라~
오널 굶으셔두 배부르시겠고마요~
행복하시겠수~친구가 잘되니 내두 맴이 덩달아 조타요~~ㅋ
댓글
2006.02.15 10:27:50 (*.236.178.186)
안개
^^ 빈지게님 축하드립니다
당사자도 당자자지만 그동안 옆에서 식구들이 얼마나 맘졸였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애써 노력한 만큼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되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로이 시작되는 2006년과 같이 알찬 대학생활을 하시길....
아자 아자 홧~~팅!! ^^*
댓글
2006.02.15 16:31:45 (*.146.85.211)
반글라
일년동안의 근심이 묻어 나오는 글이 엿보이는
다~똑같은 자식을 가진 부모의 심정을 들려다 보네요.
큰농사 하나 마친것 처럼 가뿐하시죠 빈지게님... 축하드립니다...
앞으루 돈마니 버시는 길이 남았겠네요.



댓글
2006.02.15 16:35:52 (*.159.174.223)
빈지게
슈퍼우먼님! 꼬맹이님! an님! 안개님! 반글라님!
이렇게 많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들께
서도 늘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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