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2.14 21:33:27 (*.159.174.223)
1150
9 / 0



옮겨 앉지 않는 새/이탄


우리 여름은 항상 푸르고
새들은 그 안에 가득하다.

새가 없던 나뭇가지 위에
새가 와서 앉고,
새가 와서 앉던 자리에도 새가 와서 앉는다.

한 마리 새가 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한 나무가 다할 때까지 앉아 있는 새를
이따금 마음 속에서 본다.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앉지 않는 한 마리의 새.
보였다 보였다 하는 새.

그 새는 이미 나뭇잎이 되어 있는 것일까.
그 새는 이미 나뭇가지일까.
그 새는 나의 언어(言語)를 모이로
아침 해를 맞으며 산다.
옮겨 앉지 않는 새가
고독의 문(門)에서 나를 보고 있다.
댓글
2006.02.15 01:45:31 (*.166.110.181)
cosmos
마음 속에서 보는 새...
옮겨 앉지 않는 새...
고독의 문에서 나를 보는 새...

한번쯤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아름다운 시네요.

빈지게님...
편안한 밤 되고 계신가요?


댓글
2006.02.15 02:34:24 (*.159.174.223)
빈지게
무지 보기힘든 cosmos님의 모습을 금방 창에서
뵈니 반갑습니다.
오늘 저녁엔 01시부터 내일 아침까지 당직근무여
서 이렇게 새벽에 와 보았습니다.ㅎㅎ
오늘도 즐거운 날 되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1407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2191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8906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9493   2013-06-27 2015-07-12 17:04
872 봄눈이 오는 날 편지를 부친다/정호승 5
빈지게
1095 5 2006-02-17 2006-02-17 00:32
 
871 빈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 5
빈지게
1175 5 2006-02-17 2006-02-17 00:20
 
870 마지막 섹스의 추억/최영미 3
빈지게
1042 6 2006-02-17 2006-02-17 00:00
 
869 당신은 누구세요 / 허정자 2
빈지게
1196 2 2006-02-16 2006-02-16 23:47
 
868 내 소중한 만남/김복용 2
빈지게
1158 6 2006-02-16 2006-02-16 23:35
 
867 아버지의 마음/김현승 2
빈지게
969 7 2006-02-16 2006-02-16 23:31
 
866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 이기철 2
빈지게
1130 8 2006-02-16 2006-02-16 23:22
 
865 나의 노래/오장환 2
빈지게
1167 6 2006-02-16 2006-02-16 23:14
 
864 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2
빈지게
1243 11 2006-02-16 2006-02-16 22:58
 
863 늘 푸른 소나무처럼 14
반글라
1129 12 2006-02-16 2006-02-16 21:07
 
862 모레로 만든 예술 8
尹敏淑
1080 3 2006-02-16 2006-02-16 15:11
 
861 괜히 오작교가 보고 싶었나 ? 4
古友
1098 6 2006-02-16 2006-02-16 13:53
 
860 인생 항로 2
황혼의 신사
1132 5 2006-02-16 2006-02-16 13:04
 
859 어느 봄날/나희덕 1
빈지게
1230 18 2006-02-13 2006-02-13 23:20
 
858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고은영 2
빈지게
1238 3 2006-02-16 2006-02-16 10:34
 
857 봄 편지 / 정한용 1
빈지게
1090 3 2006-02-16 2006-02-16 10:31
 
856 가입인사드립니다. 7
씨보맨
1245 3 2006-02-16 2006-02-16 04:07
 
855 풀은 울지않는다 5 file
尹敏淑
1178 3 2006-02-15 2006-02-15 14:22
 
854 세상에... 사상 최악의 노골 7
오작교
1149 14 2006-02-15 2006-02-15 09:40
 
옮겨 앉지 않는 새/이탄 2
빈지게
1150 9 2006-02-14 2006-02-14 21:33
옮겨 앉지 않는 새/이탄 우리 여름은 항상 푸르고 새들은 그 안에 가득하다. 새가 없던 나뭇가지 위에 새가 와서 앉고, 새가 와서 앉던 자리에도 새가 와서 앉는다. 한 마리 새가 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한 나무가 다할 때까지 앉아 있는 새를 이따금 마음 속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