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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그대를 만나고 돌아 오다가
안양 쯤에 와서 꼭 내가 울게 됩니다
아직 지워지지 않는 그대 모습을
몇 번이고 천천히 음미하노라면
작별하는 뒷모습 그대 어깨 쭉지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독자적인외로움과 추위가 선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대 독자적인 추위가
안양 쯤에 와서
더운 내 가슴에
하염없이 설화로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대 독자적인 외로움과 추위를 마주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나는 처절합니다
되돌아 가기엔 난느 너무 멀리 와 버렸고
앞으로 나가기엔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대 땅에 뿌려 놓았습니다

막막궁산 같은 저 어둠  어디 쯤서
내 뿌린 씨앗들이  꽃 피게 될런지요
간담이 서늘한 저 외롬 어디쯤서
부드러운 봄바람  나부끼게 될런지요

기우는 달님이 집앞까지 따라와
안심하라, 안심하라, 쓰다듬는 밤
열쇠를 끄르며 나는 웃고 맙니다
눈물로 녹지 않는 설화는 없다!

불로 녹지않을 추위는 없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2.16 23:41:00 (*.197.251.163)
an


불로 녹지않을 추위는 없다!

난로 앞에서도
늘 추운 나는 그럼 뭐지..
thanks lots~!
댓글
2006.02.17 01:40:29 (*.36.158.133)
cosmos
에고...숨이 차서리..

빈지게님
어인 글을 이리도 많이 지고 오셨남여?ㅎㅎ

좋은 글과
피아노 연주소리가 찰떡궁합(?)인것 가텨요.

an님...난로 앞에서도 추운건
마음이 허해서 그런것 가토...
마음속에 난로를 지피시라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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