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그대를 만나고 돌아 오다가
안양 쯤에 와서 꼭 내가 울게 됩니다
아직 지워지지 않는 그대 모습을
몇 번이고 천천히 음미하노라면
작별하는 뒷모습 그대 어깨 쭉지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독자적인외로움과 추위가 선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대 독자적인 추위가
안양 쯤에 와서
더운 내 가슴에
하염없이 설화로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대 독자적인 외로움과 추위를 마주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나는 처절합니다
되돌아 가기엔 난느 너무 멀리 와 버렸고
앞으로 나가기엔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대 땅에 뿌려 놓았습니다

막막궁산 같은 저 어둠  어디 쯤서
내 뿌린 씨앗들이  꽃 피게 될런지요
간담이 서늘한 저 외롬 어디쯤서
부드러운 봄바람  나부끼게 될런지요

기우는 달님이 집앞까지 따라와
안심하라, 안심하라, 쓰다듬는 밤
열쇠를 끄르며 나는 웃고 맙니다
눈물로 녹지 않는 설화는 없다!

불로 녹지않을 추위는 없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2.16 23:41:00 (*.197.251.163)
an


불로 녹지않을 추위는 없다!

난로 앞에서도
늘 추운 나는 그럼 뭐지..
thanks lots~!
댓글
2006.02.17 01:40:29 (*.36.158.133)
cosmos
에고...숨이 차서리..

빈지게님
어인 글을 이리도 많이 지고 오셨남여?ㅎㅎ

좋은 글과
피아노 연주소리가 찰떡궁합(?)인것 가텨요.

an님...난로 앞에서도 추운건
마음이 허해서 그런것 가토...
마음속에 난로를 지피시라요.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1496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2280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8997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9574   2013-06-27 2015-07-12 17:04
872 봄눈이 오는 날 편지를 부친다/정호승 5
빈지게
1097 5 2006-02-17 2006-02-17 00:32
 
871 빈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 5
빈지게
1176 5 2006-02-17 2006-02-17 00:20
 
870 마지막 섹스의 추억/최영미 3
빈지게
1044 6 2006-02-17 2006-02-17 00:00
 
869 당신은 누구세요 / 허정자 2
빈지게
1197 2 2006-02-16 2006-02-16 23:47
 
868 내 소중한 만남/김복용 2
빈지게
1158 6 2006-02-16 2006-02-16 23:35
 
867 아버지의 마음/김현승 2
빈지게
970 7 2006-02-16 2006-02-16 23:31
 
866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 이기철 2
빈지게
1131 8 2006-02-16 2006-02-16 23:22
 
865 나의 노래/오장환 2
빈지게
1168 6 2006-02-16 2006-02-16 23:14
 
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2
빈지게
1243 11 2006-02-16 2006-02-16 22:58
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그대를 만나고 돌아 오다가 안양 쯤에 와서 꼭 내가 울게 됩니다 아직 지워지지 않는 그대 모습을 몇 번이고 천천히 음미하노라면 작별하는 뒷모습 그대 어깨 쭉지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독자적인외로움과 추위가 선명...  
863 늘 푸른 소나무처럼 14
반글라
1129 12 2006-02-16 2006-02-16 21:07
 
862 모레로 만든 예술 8
尹敏淑
1081 3 2006-02-16 2006-02-16 15:11
 
861 괜히 오작교가 보고 싶었나 ? 4
古友
1100 6 2006-02-16 2006-02-16 13:53
 
860 인생 항로 2
황혼의 신사
1133 5 2006-02-16 2006-02-16 13:04
 
859 어느 봄날/나희덕 1
빈지게
1230 18 2006-02-13 2006-02-13 23:20
 
858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고은영 2
빈지게
1238 3 2006-02-16 2006-02-16 10:34
 
857 봄 편지 / 정한용 1
빈지게
1090 3 2006-02-16 2006-02-16 10:31
 
856 가입인사드립니다. 7
씨보맨
1246 3 2006-02-16 2006-02-16 04:07
 
855 풀은 울지않는다 5 file
尹敏淑
1178 3 2006-02-15 2006-02-15 14:22
 
854 세상에... 사상 최악의 노골 7
오작교
1149 14 2006-02-15 2006-02-15 09:40
 
853 옮겨 앉지 않는 새/이탄 2
빈지게
1152 9 2006-02-14 2006-02-14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