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애인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댓글
2006.02.16 23:26:13 (*.87.197.175)
빈지게
예전에 올렸던 시인데 좋아서 또 올려
봤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고운꿈 많이 꾸시고 밝
아오는 내일은 더욱 힘차고 즐거운 일
들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즐겁게 사는 것이 바로 행복 아니겠습
니까?
삭제 수정 댓글
2006.02.17 00:47:03 (*.197.250.186)
an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때론 이렇게 미치게 하는 이 그리움이
나를 숨막히게 한다.
그러면서 더욱 지독하게 만든다.
끝까지 살게 한다.

갑자기 눈물이 난다..
thanks lots~!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7094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170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98423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98998  
872 봄눈이 오는 날 편지를 부친다/정호승 5
빈지게
2006-02-17 1090 5
871 빈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 5
빈지게
2006-02-17 1170 5
870 마지막 섹스의 추억/최영미 3
빈지게
2006-02-17 1037 6
869 당신은 누구세요 / 허정자 2
빈지게
2006-02-16 1192 2
868 내 소중한 만남/김복용 2
빈지게
2006-02-16 1152 6
867 아버지의 마음/김현승 2
빈지게
2006-02-16 965 7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 이기철 2
빈지게
2006-02-16 1126 8
865 나의 노래/오장환 2
빈지게
2006-02-16 1160 6
864 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2
빈지게
2006-02-16 1238 11
863 늘 푸른 소나무처럼 14
반글라
2006-02-16 1124 12
862 모레로 만든 예술 8
尹敏淑
2006-02-16 1074 3
861 괜히 오작교가 보고 싶었나 ? 4
古友
2006-02-16 1092 6
860 인생 항로 2
황혼의 신사
2006-02-16 1128 5
859 어느 봄날/나희덕 1
빈지게
2006-02-13 1225 18
858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고은영 2
빈지게
2006-02-16 1233 3
857 봄 편지 / 정한용 1
빈지게
2006-02-16 1085 3
856 가입인사드립니다. 7
씨보맨
2006-02-16 1240 3
855 풀은 울지않는다 5 file
尹敏淑
2006-02-15 1171 3
854 세상에... 사상 최악의 노골 7
오작교
2006-02-15 1143 14
853 옮겨 앉지 않는 새/이탄 2
빈지게
2006-02-14 114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