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2.16 23:31:05 (*.87.197.175)
1128
7 / 0



아버지의 마음/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삭제 수정 댓글
2006.02.17 01:07:41 (*.197.251.163)
an


차마 들지 못하는 고개
내 부족함이 당신으로 인해
잠시 휴식이 되고 내가 당신이 됩니다.
참 그리운 당신!

thanks lots~!
삭제 수정 댓글
2006.02.17 10:52:49 (*.197.250.186)
an
이 시를 보면서 느껴지는 것이
우리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쉽게 일상으로 덮어버리고
잊어도 좋을 무의미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마치도 흐르는 물을 거스르 듯..

그렇게 너무 힘겹게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ㅎㅎ

몸과 마음을 잠시 전당포에 라도 맡겨
내가 아닌 나를 바라보며
내게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아 봤음 좋겠다는..

모두 다 소중한 사람들인 것을..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93382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04435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2119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21728  
872 봄눈이 오는 날 편지를 부친다/정호승 5
빈지게
2006-02-17 1270 5
871 빈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 5
빈지게
2006-02-17 1475 5
870 마지막 섹스의 추억/최영미 3
빈지게
2006-02-17 1212 6
869 당신은 누구세요 / 허정자 2
빈지게
2006-02-16 1378 2
868 내 소중한 만남/김복용 2
빈지게
2006-02-16 1369 6
아버지의 마음/김현승 2
빈지게
2006-02-16 1128 7
866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 이기철 2
빈지게
2006-02-16 1313 8
865 나의 노래/오장환 2
빈지게
2006-02-16 1475 6
864 다시 왼손가락으로 쓰는 편지/고정희 2
빈지게
2006-02-16 1462 11
863 늘 푸른 소나무처럼 14
반글라
2006-02-16 1351 12
862 모레로 만든 예술 8
尹敏淑
2006-02-16 1249 3
861 괜히 오작교가 보고 싶었나 ? 4
古友
2006-02-16 1273 6
860 인생 항로 2
황혼의 신사
2006-02-16 1308 5
859 어느 봄날/나희덕 1
빈지게
2006-02-13 1474 18
858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고은영 2
빈지게
2006-02-16 1488 3
857 봄 편지 / 정한용 1
빈지게
2006-02-16 1249 3
856 가입인사드립니다. 7
씨보맨
2006-02-16 1476 3
855 풀은 울지않는다 5 file
尹敏淑
2006-02-15 1464 3
854 세상에... 사상 최악의 노골 7
오작교
2006-02-15 1380 14
853 옮겨 앉지 않는 새/이탄 2
빈지게
2006-02-14 138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