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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안치환

시김새 164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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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출처 장흥타임즈음원.자료제공;https://sorybox33.com.ne.kr/영상구성-시김새
부용산

박기동 詩
안성현 곡
안치환 노래

부용산 산허리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사이 사이로
회오리 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만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채
붉은 장미는 시들었구나
부용산 산허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참고자료:유종화시인의 저서'시마을로 가는 징검다리'중에서>

안치환의 「노스텔지어」라는 음반에 실린 곡이다.
안치환이 이 음반을 건네주면서 비전향 장기수의 입에서 흘러나온 노래라고,
누가 들을세라 조심스럽게 얘기하던 것이 생각난다.
그 소리를 들은 나는 조심스럽게 몇 번 들었는데 어떤 사상성이나
이념이 들어 있지 않은 서정성이 풍부한 보통의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빨치산들이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분단 이후 지금까지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1년 전에 안치환에 의해서 불리워졌고 또 이동원에
의해서 다시 불리워질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해금이 된 셈인데 해방 이후에 지식인들 사이에서 은근히 불리워졌던 모양이다.
이런 사정을 한국일보의 김성우 논설고문이 그 진원지를 추적했다.
작년에 나온 안치환의 음반에서 작자미상으로 되어 있으니 1년 전까지만 해도
출처가 밝혀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김성우 고문은 경기대 일본어학과의 김효자 교수의 말을 빌어서
노래의 진원지를 설명하고 있다.

광복 직후 무렵에 목포의 항도여중에 안성현이라는 작곡가가 음악교사로 부임한다.
그때 김교수와 같은 반에 김정희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광복 직전에
서울의 경성사범에 합격한 천재소녀였다. 그녀는 광복과 함께 고향인 목포로 내려와
항도여중에 전학해 왔다. 성적은 늘 수석이었고 아주 예쁘고 조숙했다.
책을 많이 읽었고 자작시가 문예지에 당선된 바도 있는 문학소녀였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이 소녀는 여중 3학년 때 그만 폐결핵에
걸려 죽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박기동이라는 국어선생이 제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가사를 썼고
안성현이라는 음악교사가 곡을 붙였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곡이 「부용산」이라는 노래이다. 이것이 ‘목포설’이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한 목포에는 부용산이라는 산이 없다.
그리고 이 노래에 대한 또 하나의 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바로 ‘벌교설’이다.
김성우 고문은 부용산의 진원지를 찾던 끝에 호주에 이민 가 있는 작사가 박기동
씨를 찾아냈다.그에게서 직접들은 얘기는

1941년 18세 때 그의 누이동생이 벌교로 시집을 갔고 24세 때 죽었다고 한다.
당시 30세이던 박 교사는 벌교의 부용산에 장사지내고 돌아와 부용산」이라는 시를
썼다고 했다. 이듬해인 1948년 박 교사는 목포의 항도여중으로 초빙되어 갔고
여기서 안성현이라는 음악교사를 처음 만나게 된다.
이때 항도여중 3학년에 김정희라는 학생이 경성사범에서 전학해 왔었는데
특히 문예 방면에 소질이 뛰어난 천재소녀였다.
그러나 그 해에 이 아까운 소녀는 폐결핵으로 죽고 만다.
이 일이 있은 후 박 교사의 시작노트를 안 교사가 몰래 가지고 가서 곡을 하나 붙여왔다.
그것이 바로 「부용산」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 학생이 죽은 즈음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언뜻 생각하기에 그 학생을 추모하여 쓴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벌교설’이다. 작사자인 박기동 교사가 벌교사람인 데다가 부용산은 벌교에
실재하는 산이고 노래의 주인공은 작사자의 목포 항도여중 제자가 아니라 벌교의
친 누이동생이라는 것이다.「부용산」은 노래를 잘하던 항도여중의 배금순이라는 학생이
처음 불렀고 금방 전남 일대로 유행해 나갔다고 한다. 그것이 나중에는 전혀 사상성이
없는 노래이면서도 빨치산들이 불렀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금지곡으로 묶이고 잊혀진
노래로 되어버렸던 것이다.

「부용산」이 벌교의 노래이면 어떻고, 목포의 노래이면 또 어떠랴? 늦었지마는
이러한 노래를 찾아낸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지금도 이처럼 사장되어 있을
그때의 노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 세상에 내놓는 것도 퍽 뜻이 있는 일일 것이다.
오늘도 나는 「부용산」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입 끝에 매달고 간다.
그리고 출근 즉시 CD플레이어의 8번을 누른다. 잔잔하고 애잔한 반주와 함께
「부용산」이 나온다.

부용산 산허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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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지게 2006.02.19. 10:50

사연도 슬프고 노래도 슬프군요. 봄이 찾아온
산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저는 지금 오후에 어
떤 산을 만나러 갈까 생각중입니다.
귀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즐겅누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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