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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2.21 20:35:13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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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도종환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댓글
2006.02.21 23:38:10 (*.236.178.186)
안개
안개가 무지 좋아라하는 도종환님의 시 ^^*
빈지게님 감사해요~~
오늘은 날이 봄날답게 포근해서 애들데리고 모처럼 서점을 찾았습니다
ㅎㅎ 공부 좀 해볼려고 서적을 뒤지다가 결국은 애들 등살에 서점에서 끌려나와 현란한 동성로길을 개구쟁이 세사람이 멋부려가며 누볐답니다
녀석들 하루 왠종일 뭔말들이 그리많은지...옆에서 귀가 따가워혼났다니깐요
시간도 여유롭고 간만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ㅋㅋ
우리개구쟁이 수빈이 그많은 사람들있는곳에서 노래를 부릅는거 있죠
곡:김수빈 작사:김수빈 곡명:사랑스런 여인이여....??
ㅋㅋ
수빈이는 매번 이리 엉뚱하답니다
한번은 노래속에 담긴 내용이 하도 웃겨서 나중에 꼭 기록해둬야지 싶을 정도니깐요
목소리도 얼마나 애절하게 사랑고백을 하는지...ㅋ
녀석 벌써롬부터 끼가 철~철 흐른다니깐요 ^^*
댓글
2006.02.22 01:47:27 (*.36.158.133)
cosmos
빈지게님...
화려함이 아닌
겸손한 사랑을 배워 갑니다.

항상 좋은글 올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고운 꿈 꾸시길..

안개님 반가워요.^^
댓글
2006.02.22 10:34:43 (*.159.174.223)
빈지게
안개님!
도종환님의 시를 좋아 하시나봅니다. 아이들과 서점
에도 다녀오시고 새봄을 준비하시는 안개님이시군요.
아이들이 무지 기분이 좋으니까 참새처럼 귀엽게 많
은 이야기를 했겠지요. 수빈이가 부르는 노래를 동영
상으로 보면 참 귀여울 것 같습니다.
동성로가 대구에 있지요?

cosmos님!
감사합니다. 시방 오랫만에 창에서 cosmos님을 뵈
니 참 반갑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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