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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2.26 23:18:04 (*.87.197.175)
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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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의 뿌리는 하얗다 / 복효근


깊게깊게 뿌리내려서 겨울난 냉이
그 푸릇한 새싹, 하얗고 긴 뿌리까지를
된장 받쳐 뜨물에 끓여놓으면
객지 나간 겨울 입맛이 돌아오곤 하였지

위로 일곱 먹고 난 빈 젖만 빨고 커서
쟈가 저리 부실하다고 그게 늘 걸린다고
먼 산에 눈도 덜 녹았는데
막내 좋아한다고 댓바람에 끓여온 냉잇국

그 푸른 이파리 사이
가늘고 기다란 흰머리 한 올 눈에 띄어
눈치채실라 얼른 건져 감춰놓는데
그러신다 냉이는 잔뿌리까지 먹는 거여
......

대충 먹는 냉잇국 하얀 김이 어룽대는데
세상 입맛 살맛 다 달아난 어느 겨울 끝
두고두고 나를 푸르고 아프게 깨울 것이다
차마 먹지 못한 당신의 그 실뿌리 하나
댓글
2006.02.27 01:14:30 (*.209.86.140)
김일경
눈에 아른거릴 만큼인, 군침 돌게 하는 시인의 표현력.
냉잇국 맛 본지가 20년도 넘어서 잊고 있었는데...
그 향이 그리워집니다.
혼자 살아 오다 보니...
시장에 가서 냉이 만나면 가져다가 된장 넣고 한 번 해 먹어 봐야겠습니다.
객지 나간 겨울 입맛이...

입맛이란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틀째 고기를 못 먹으면 짜증이 났었는데, 그렇질 않으니...
냉잇국이라... 크... 올 해는...
댓글
2006.02.27 17:07:37 (*.159.174.223)
빈지게

김일경님!
봄에 나는 냉이나 쑥등이 향기나고
참 맛있는 것 같아요.
토종된장 넣고 한번 끓여드셔 보세요.ㅎ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삭제 수정 댓글
2006.03.10 08:14:56 (*.143.192.87)
장월아
어린 날 냉이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면서 서울서 이사와서 시골서 살다보니
냉이 그 향이 그리 좋을 수 없습니다
따로 냉이국을 끊여 먹지는 못했지만
쌀뜨물 받아서 된장풀고 멸치 넣고...멸치물이 우려났을 때쯤
두부도 반모 정도 넣고...
된장찌개가 완성될 쯤 씻어 놓은 냉이 한 주먹 뚝배기에 놓으면
끊는 뚝배기에서 그 향을 마음껏 전합니다
냉이도 참냉이가 있다고 합니다
참냉이는 개냉이랑은 달리 잎이 짧고 뿌리가 통통하면서 길고...
잘 모르긴 하지만 파시는 할머니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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