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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빈지게 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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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불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밤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나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철인 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뭐든지 잘하고, 잘 참고, 자식이
원하는 걸 다 갖고 있고, 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아무리 힘든
일도 다 해내고, 아무리 속을 썩여도 끄떡없고, 손톱이 문드러지고 발뒤꿈
치가 다 헤져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도 우리와 똑같이 힘들고 배고
프고 속상해 한다는 걸 자식들은 늦게 깨닫는다. 엄마도 그래선 안되는 약
한 인가이라는 걸 엄마의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닫는다. 엄마에게도 누
군가 필요하다는 걸. *

     -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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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 2006.03.18. 01:46
가슴 뭉클한 글입니다
빈지게님...

자신은 없고
오직 자식들을 위하여 희생하시던 엄마
제게도 그런 엄마가 계십니다.

어려운 형편이여서
물질적으로 많이 해 주시지 못하셨지만
물질에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랑과 희생을 베푸신 엄마...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 먹을수록
엄마의 사랑과 희생이 얼마나 대단하셨던지
뼈에 사무치더군요.

저도 제 엄마처럼...
아니 십분의 일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잘 해 줄수 있다면
참 좋은 엄마가 될터인데...

요즘이야 옛날과 달라서
넘치도록 풍부한 세상이다보니
모든지 물질로 평가 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잘해주고 못해주고가
'Money'와 관계가 되어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에고...
부족함 많은 어미입니다 저는...
빈지게 글쓴이 2006.03.18. 02:02

cosmos님!
님께선 언제나 부지런하시고 따뜻하시고
모든일에 최선을 다해주시는 엄마이실 것
같아요. 참말로...
cosmos 2006.03.18. 02:05
아니예요
최선을 다 못해주는 엄마예용.

이글 읽고 부끄러워서
앞으로는 최선을 다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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