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불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밤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나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철인 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뭐든지 잘하고, 잘 참고, 자식이
원하는 걸 다 갖고 있고, 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아무리 힘든
일도 다 해내고, 아무리 속을 썩여도 끄떡없고, 손톱이 문드러지고 발뒤꿈
치가 다 헤져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도 우리와 똑같이 힘들고 배고
프고 속상해 한다는 걸 자식들은 늦게 깨닫는다. 엄마도 그래선 안되는 약
한 인가이라는 걸 엄마의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닫는다. 엄마에게도 누
군가 필요하다는 걸. *

     -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
댓글
2006.03.18 01:46:02 (*.36.158.133)
cosmos
가슴 뭉클한 글입니다
빈지게님...

자신은 없고
오직 자식들을 위하여 희생하시던 엄마
제게도 그런 엄마가 계십니다.

어려운 형편이여서
물질적으로 많이 해 주시지 못하셨지만
물질에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랑과 희생을 베푸신 엄마...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 먹을수록
엄마의 사랑과 희생이 얼마나 대단하셨던지
뼈에 사무치더군요.

저도 제 엄마처럼...
아니 십분의 일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잘 해 줄수 있다면
참 좋은 엄마가 될터인데...

요즘이야 옛날과 달라서
넘치도록 풍부한 세상이다보니
모든지 물질로 평가 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잘해주고 못해주고가
'Money'와 관계가 되어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에고...
부족함 많은 어미입니다 저는...
댓글
2006.03.18 02:02:17 (*.87.197.175)
빈지게

cosmos님!
님께선 언제나 부지런하시고 따뜻하시고
모든일에 최선을 다해주시는 엄마이실 것
같아요. 참말로...
댓글
2006.03.18 02:05:22 (*.36.158.133)
cosmos
아니예요
최선을 다 못해주는 엄마예용.

이글 읽고 부끄러워서
앞으로는 최선을 다 하려구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0884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2027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3716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37701  
1052 남편에게 바치는글/고운님 4 file
김남민
2006-03-18 1387 7
1051 바램 1
도담
2006-03-18 1192 6
1050 첫사랑을 기억해내다/안병기
빈지게
2006-03-18 1575 7
1049 꽃멀미/이해인 10
빈지게
2006-03-18 1556 2
1048 산(山) 너머 남촌(南村)에는/김동환 6
빈지게
2006-03-18 1319 6
1047 밤 /김동명 2
빈지게
2006-03-18 1198 8
1046 우리 보고 싶으면 만나자/용혜원 17
빈지게
2006-03-18 1510  
1045 봄 비 / 신형식 9
빈지게
2006-03-18 1476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3
빈지게
2006-03-18 1179 8
1043 **비오는날의 너** 15
尹敏淑
2006-03-17 1449 1
1042 봄이 짙어 졌습니다. 2 file
전소민
2006-03-17 1584 4
1041 가슴에 북풍이 불면 1
고암
2006-03-17 1328 7
1040 그느낌 그대로 2
김미생-써니-
2006-03-17 1410 7
1039 못된 인간들이 왜 이리 많은지... 5
구성경
2006-03-17 1564 5
1038 색깔별 과일의 영양소와 암예방에 좋은 식품들 2
구성경
2006-03-17 1238 12
1037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인 2
차영섭
2006-03-17 1267 8
1036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16
cosmos
2006-03-17 1218 3
1035 봄날/이상현 3
빈지게
2006-03-16 1569 3
1034 그대여... 3
소금
2006-03-16 1564 6
1033 아산 세계 꽃식물원에서2" 4
하늘빛
2006-03-16 1578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