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3.18 09:48:53 (*.87.197.175)
1243
7 / 0


<여행과 시>첫사랑을 기억해내다/안병기  
    남해도 앵강만에서  

한때 내 마음속에도 저렇게
깊고 푸른 바다가 담겨 있었던 적이 있다.
어느 날 그 바다 안쪽으로
한 여자가 돛단배처럼 미끄러져 들어왔고
내 바다는 한 번 깊게 출렁거렸다.

돛단배가 떠난 이후
내 안의 바다는 오랫동안 설레지 않았다.



시작 노트

남해도 앵강만은 서럽도록 푸른 쪽빛을 가지고 있다. 그 바다는 뭍으로 깊숙이 흘러들어와 웬만해서는 출렁거리지 않는다. 겉에서만 바라보는 앵강만은 항상 정지된 바다이다. 그러나 난 이 앵강만이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지만 내면은 온통 들끓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앵강만의 내면에서 들끓고 있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내가 남해도에 가서 앵강만을 바라보았을 때마다 나의 내면이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들끓었다. 그리움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 불치의 병이다. 그리고 첫사랑은 그리움이라는 불치의 병 가장 안쪽에 붙어 있는 종양이다.

스무 살 청춘의 시절, 내 마음 속에도 앵강만처럼 짙푸른 바다가 있었다. 그 바다에 첫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배 한 척. 그 배가 내 원시의 바다에 처음 닻을 내렸을 때, 나의 수면은 얼마나 깊게 출렁거렸던가.


             - 다음 카페  "아름다운 오류"에서 지고 옴 -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0971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1744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8450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9019   2013-06-27 2015-07-12 17:04
1052 남편에게 바치는글/고운님 4 file
김남민
1138 7 2006-03-18 2006-03-18 13:53
 
1051 바램 1
도담
976 6 2006-03-18 2006-03-18 13:29
 
첫사랑을 기억해내다/안병기
빈지게
1243 7 2006-03-18 2006-03-18 09:48
<여행과 시>첫사랑을 기억해내다/안병기 남해도 앵강만에서 한때 내 마음속에도 저렇게 깊고 푸른 바다가 담겨 있었던 적이 있다. 어느 날 그 바다 안쪽으로 한 여자가 돛단배처럼 미끄러져 들어왔고 내 바다는 한 번 깊게 출렁거렸다. 돛단배가 떠난 이후 내 ...  
1049 꽃멀미/이해인 10
빈지게
1232 2 2006-03-18 2006-03-18 02:54
 
1048 산(山) 너머 남촌(南村)에는/김동환 6
빈지게
1097 6 2006-03-18 2006-03-18 02:29
 
1047 밤 /김동명 2
빈지게
970 8 2006-03-18 2006-03-18 02:19
 
1046 우리 보고 싶으면 만나자/용혜원 17
빈지게
1238   2006-03-18 2006-03-18 01:53
 
1045 봄 비 / 신형식 9
빈지게
1181   2006-03-18 2006-03-18 01:43
 
1044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3
빈지게
943 8 2006-03-18 2006-03-18 01:07
 
1043 **비오는날의 너** 15
尹敏淑
1180 1 2006-03-17 2006-03-17 23:11
 
1042 봄이 짙어 졌습니다. 2 file
전소민
1341 4 2006-03-17 2006-03-17 20:50
 
1041 가슴에 북풍이 불면 1
고암
1093 7 2006-03-17 2006-03-17 14:31
 
1040 그느낌 그대로 2
김미생-써니-
1157 7 2006-03-17 2006-03-17 12:59
 
1039 못된 인간들이 왜 이리 많은지... 5
구성경
1236 5 2006-03-17 2006-03-17 09:08
 
1038 색깔별 과일의 영양소와 암예방에 좋은 식품들 2
구성경
1000 12 2006-03-17 2006-03-17 09:05
 
1037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인 2
차영섭
1029 8 2006-03-17 2006-03-17 08:20
 
1036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16
cosmos
990 3 2006-03-17 2006-03-17 07:56
 
1035 봄날/이상현 3
빈지게
1266 3 2006-03-16 2006-03-16 17:21
 
1034 그대여... 3
소금
1232 6 2006-03-16 2006-03-16 13:33
 
1033 아산 세계 꽃식물원에서2" 4
하늘빛
1238 5 2006-03-16 2006-03-16 06:42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