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4.09 23:11:07 (*.87.197.175)
1252
4 / 0



입춘단상/박형진


바람 잔 날
무료히 양지쪽에 나앉아서
한 방울
두 방울
슬레이트 지붕 녹아 내리는
추녀물을 세어본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천원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냈구나
흘러가는 물방울에
봄이 잦아들었다.


*박형진 시인은 부안 모항에서 농사짓고 산다. 바닷가에 납작
하게 엎드려 있는 그의 집 처마 끝에 파도가 닿을 때도 있다.
눈을 녹이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작은 집 처마 밑에 앉아 한
손으로는 턱을 고이고, 나무막대기를 든 다른 한 손으로는 처
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물길을 내주고 있는 사람. 얼어붙
은 땅에 봄이오고, 길 낸 데로 물은 잘 흐르디? 천원짜리 한 장
없이도 한 겨울이 가던 그런 적막한 세월도 있었다.*

-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삭제 수정 댓글
2006.04.10 11:15:44 (*.231.166.62)
an


추억을 갖고 사는 행복한 사람들..

thanks 빈지게 친구~!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3271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4009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00761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01353   2013-06-27 2015-07-12 17:04
1952 이 아픔 모두 내 탓입니다 3
하늘빛
1146   2006-09-06 2006-09-06 11:55
 
1951 ♣ 가을로 초대합니다 ♣ 2
간이역
1253 1 2006-09-06 2006-09-06 09:04
 
1950 가을 수채화 / 전혜령 2
빈지게
1148   2006-09-06 2006-09-06 01:02
 
1949 연애 시절/정진규
빈지게
1195   2006-09-06 2006-09-06 00:56
 
1948 구월/양전형
빈지게
1243   2006-09-06 2006-09-06 00:36
 
1947 전어 / 슈베르트 13
길벗
990 1 2006-09-05 2006-09-05 23:11
 
1946 내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사람 2
보름달
1203 2 2006-09-05 2006-09-05 17:09
 
1945 가을, 그 고운 영혼의 축제/고은영 2
빈지게
1333 1 2006-09-05 2006-09-05 12:56
 
1944 묻어버린 아픔 3
하늘빛
1288 2 2006-09-05 2006-09-05 12:35
 
1943 가을2 1
김노연
1260 1 2006-09-04 2006-09-04 23:39
 
1942 소문
포플러
1243 2 2006-09-04 2006-09-04 18:13
 
1941 내가 아팠던 이유
김 미생
1204   2006-09-04 2006-09-04 15:29
 
1940 여름이 끝날무렵/김용화
빈지게
1234   2006-09-04 2006-09-04 11:16
 
1939 동행 5
우먼
938 1 2006-09-04 2006-09-04 09:22
 
1938 沈 默 이 아닙니다 1
바위와구름
1146 5 2006-09-03 2006-09-03 11:45
 
1937 지리산의 봄1/고정희
빈지게
1066 1 2006-09-03 2006-09-03 01:34
 
1936 가을 하늘을 보자/유승희 4
빈지게
1233   2006-09-02 2006-09-02 23:55
 
1935 난 널 사랑해 6
별빛사이
1216 1 2006-09-02 2006-09-02 22:41
 
1934 세계 유명 관광지 49위 ~ 1위 2
보름달
1228   2006-09-02 2006-09-02 20:12
 
1933 마른 장작/김용택
빈지게
1267 1 2006-09-02 2006-09-02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