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4.15 14:27:54 (*.159.174.212)
1334




바 다 / 기노을



바다는
아득히 먼 수평선상에서
하늘을 만나고
서로 속살을 비비면서도
끝내 자신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신비와 불가사의는
해구 깊숙이
은밀한 곳에 감춰 놓고
한 빛깔 영원한
푸른색을 자랑한다

이랑도 고랑도 두렁도 없고
인종을 가르는 국경선이며
무슨 색채의 비상선이며
피부를 구별하는 가짜 문명이
통 통하지 않는
바다는

태초의 생성의
엄숙한 그 표정으로
아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해와 달과 별과 하늘까지도 수용한다

바다는
멀찌막이 나 앉아서
평화 사절단을 육지에 보내어
온종일 그 달변의 혓바닥으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4.15 15:01:57 (*.231.62.116)
an


바다는 아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해와 달과 별과 하늘까지도 수용한다 ..

thanks 칭구~!
댓글
2006.04.15 15:45:41 (*.159.174.212)
빈지게
칭구!
지금 사용하는 컴이 스피커가 없어 음악을
들을 수가 없구료.ㅎㅎ
예전에 구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시 인데 너
무 좋아서 오늘 또 찾아왔어요.
70년대에 남원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을 하셧
던 시인이신데 그때당시에 이렇게 요즘에 쓰
신 시 같은 뜻도 깊고 또 현대 감각으로 쓰셨
는지 놀랍기만 하지요.
회색 하늘빛 날씨에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댓글
2006.04.16 00:46:29 (*.231.62.116)
an
바다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
간결한 느낌의 표현이 참 아름답네요.

지금은 이세상에는 계시지는 않지만
글로 살아 숨쉬고 계신다는 것이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ㅎ

칭구의 아름다운 그리움이 보여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7698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7758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04403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05140  
1252 달 빛이 싫어 1
바위와구름
2006-04-16 1208 8
1251 존재의 빛 / 김후란 5
빈지게
2006-04-16 1235  
1250 낙타의 꿈/이문재 12
빈지게
2006-04-16 1658  
1249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정희성 5
빈지게
2006-04-15 1276 1
1248 모두 드리리/정호승 3
빈지게
2006-04-15 1313  
바 다 / 기노을 3
빈지게
2006-04-15 1334  
1246 우화의 강1/마종기 3
빈지게
2006-04-15 1279  
1245 바다/이재금 4
빈지게
2006-04-15 1241  
1244 초록 기쁨/정현종 1
빈지게
2006-04-15 1283 4
1243 아침같은 사랑/윤지영 3
빈지게
2006-04-15 1239 1
1242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김옥림 4
빈지게
2006-04-15 1378 6
1241 개여울/김소월 4
빈지게
2006-04-15 1212 2
1240 한 사람을 생각하며/김종원 2
빈지게
2006-04-15 1275 5
1239 내면의 바다/ 허 만 하 1
빈지게
2006-04-15 1089 2
1238 마른 꽃/정진희 4
빈지게
2006-04-15 1276 5
1237 봄 처녀/노동환 1
빈지게
2006-04-15 1336 5
1236 하나도 맞는것이없어도 우리는 2
김미생-써니-
2006-04-15 1334 1
1235 어쩌면 좋죠? / 정진희 10
빈지게
2006-04-14 1122 5
1234 이런 시 /이상 8
빈지게
2006-04-14 1145 3
1233 봄 꽃 피던 날 / 용혜원 5
빈지게
2006-04-14 112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