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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5 14:27:54 (*.159.174.212)
1322




바 다 / 기노을



바다는
아득히 먼 수평선상에서
하늘을 만나고
서로 속살을 비비면서도
끝내 자신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신비와 불가사의는
해구 깊숙이
은밀한 곳에 감춰 놓고
한 빛깔 영원한
푸른색을 자랑한다

이랑도 고랑도 두렁도 없고
인종을 가르는 국경선이며
무슨 색채의 비상선이며
피부를 구별하는 가짜 문명이
통 통하지 않는
바다는

태초의 생성의
엄숙한 그 표정으로
아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해와 달과 별과 하늘까지도 수용한다

바다는
멀찌막이 나 앉아서
평화 사절단을 육지에 보내어
온종일 그 달변의 혓바닥으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4.15 15:01:57 (*.231.62.116)
an


바다는 아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해와 달과 별과 하늘까지도 수용한다 ..

thanks 칭구~!
댓글
2006.04.15 15:45:41 (*.159.174.212)
빈지게
칭구!
지금 사용하는 컴이 스피커가 없어 음악을
들을 수가 없구료.ㅎㅎ
예전에 구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시 인데 너
무 좋아서 오늘 또 찾아왔어요.
70년대에 남원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을 하셧
던 시인이신데 그때당시에 이렇게 요즘에 쓰
신 시 같은 뜻도 깊고 또 현대 감각으로 쓰셨
는지 놀랍기만 하지요.
회색 하늘빛 날씨에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댓글
2006.04.16 00:46:29 (*.231.62.116)
an
바다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
간결한 느낌의 표현이 참 아름답네요.

지금은 이세상에는 계시지는 않지만
글로 살아 숨쉬고 계신다는 것이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ㅎ

칭구의 아름다운 그리움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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