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4.21 11:21:07 (*.159.174.197)
1119
5 / 0



양철지붕에 대하여/안도현


양철지붕에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 해서는 안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 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 없이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물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 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은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 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 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 가고 싶다 ,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 않겠다, 라는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봐,
한 쪽 면이 뜨거워 지면
그 뒷 면도 뜨거워 지는 게 양철지붕 이란다.




댓글
2006.04.21 12:10:20 (*.114.167.33)
古友
몸에 가장 많은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 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 이 대목, 시사하는 것이 많네요. 그렇게 중무장을 하고 삶을 살다 보면 오히려 그것이 걸림돌 되어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맨날 그렁대고 찌그러지고 ㅎㅎㅎㅎ
조오기, 나비 한마리 살랑 댑니다.
나비야 날아라 내 마음도 함게 날아라
봄 들에 , 봄 하늘에 나도 날자 날자 날자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
댓글
2006.04.21 13:11:17 (*.159.174.197)
빈지게
古友님!
오늘처럼 화창한 날에 들녁에 나가면 나비
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마음도 함께 나비처럼 날아보렵니다.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5263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5980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02683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03361   2013-06-27 2015-07-12 17:04
2012 아담, 나의 침실로 가자 ! 12
길벗
1237   2006-09-26 2006-09-26 17:18
 
2011 노을빛으로 물든 그리움 2
하늘빛
1255 1 2006-09-26 2006-09-26 13:11
 
2010 벗에게 2
소금
1309   2006-09-26 2006-09-26 11:21
 
2009 뽀뽀로 보는 여자들 유형 5
야달남
1185   2006-09-26 2006-09-26 09:07
 
2008 장태산 가는길 22
尹敏淑
1411 1 2006-09-25 2006-09-25 17:51
 
2007 들 菊 花
바위와구름
1229 2 2006-09-25 2006-09-25 15:01
 
2006 또다시 가을이 1
고암
1236   2006-09-25 2006-09-25 11:14
 
2005 사랑해요/오광수 2
빈지게
1274 5 2006-09-24 2006-09-24 23:22
 
2004 혼자 가는 길 8
푸른안개
1283 1 2006-09-24 2006-09-24 19:18
 
2003 혼자 걷는 길 10
우먼
1274 1 2006-09-24 2006-09-24 15:41
 
2002 가을 아득한/마종기 8
빈지게
1243   2006-09-24 2006-09-24 00:45
 
2001 ♣ 당신은 사랑의 꽃 ♣ 2
간이역
1239 7 2006-09-23 2006-09-23 11:20
 
2000 백수의 기본 컨셉 3가지 7
우먼
1216   2006-09-23 2006-09-23 10:37
 
1999 그리움으로 채워지는낙엽 1
늘푸른
1247   2006-09-22 2006-09-22 22:23
 
1998 노을빛 그리움 16
cosmos
1298 1 2006-09-22 2006-09-22 13:19
 
1997 들국화 피는 언덕 12
푸른안개
1268 1 2006-09-21 2006-09-21 23:14
 
1996 낙엽 2
포플러
1236   2006-09-21 2006-09-21 15:03
 
1995 내가 쓰는 가을편지 - 청학동에 15
길벗
1249   2006-09-21 2006-09-21 14:04
 
1994 가을 서곡/혜영 3
시김새
1250   2006-09-21 2006-09-21 13:38
 
1993 눈섭 끝에 매달린 가을/이서윤 2
빈지게
1235   2006-09-21 2006-09-21 10:3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