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양철지붕에 대하여/안도현

빈지게 1084

2


양철지붕에 대하여/안도현


양철지붕에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 해서는 안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 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 없이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물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 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은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 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 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 가고 싶다 ,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 않겠다, 라는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봐,
한 쪽 면이 뜨거워 지면
그 뒷 면도 뜨거워 지는 게 양철지붕 이란다.




공유
2
古友 2006.04.21. 12:10
몸에 가장 많은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 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 이 대목, 시사하는 것이 많네요. 그렇게 중무장을 하고 삶을 살다 보면 오히려 그것이 걸림돌 되어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맨날 그렁대고 찌그러지고 ㅎㅎㅎㅎ
조오기, 나비 한마리 살랑 댑니다.
나비야 날아라 내 마음도 함게 날아라
봄 들에 , 봄 하늘에 나도 날자 날자 날자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
빈지게 글쓴이 2006.04.21. 13:11
古友님!
오늘처럼 화창한 날에 들녁에 나가면 나비
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마음도 함께 나비처럼 날아보렵니다.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9058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9803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6521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710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