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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4.21 21:00:50 (*.82.176.11)
1266

                                               와사등 /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녀 있다.
                                       내 호올노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信號)냐.

                                       긴---여름 해 황망히 날애를 접고
                                       느러슨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저저
                                       찰난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크러진 채
                                       사념(思念)의 벙어리 되여 입을 담을다.

                                       피부의 바까테 숨이는 어둠
                                       낫서른 거리의 아우성 소래.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석기여
                                       내 어듸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왓기에
                                       길---게 느린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듸로 어떠케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니여 잇다.
댓글
2006.04.21 21:05:59 (*.82.176.11)
오작교
음악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책장에 밀려있는 것 마냥 저쪽 뒷 부분에
널부려져 있는 김광균님의 詩를 발견하고 옮겼습니다.

예전에는 줄줄 외웠었던 것들이 이제는 깜박깜박합니다.
댓글
2006.04.21 23:14:22 (*.118.25.79)
古友
ㅎㅎㅎㅎ
깜박이는 것은 와사등이 아니고 이제 철 지나버린 우리네 머릿속인가 합니다.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왜 우리는 가끔씩 씨잘데기도 없는 '비애'에 지 혼차 설워 하는지요......
오늘도 와사등은 그 자리에 있답디다.

좋은 '좋은' 밤 되세요.
댓글
2006.04.21 23:00:08 (*.87.197.175)
빈지게
오작교님!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과 시, 감미로운
음악까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모임 때 동동주 겁나게 많이 대접
할께요.ㅎㅎ
댓글
2006.04.21 23:24:26 (*.182.122.164)
오작교
동동주라....
지금 생각만 하여도 침이 꼴깍~~~~
내일을 위하여 오늘은 참아야지요.
내일 뵙겠습니다.
댓글
2006.04.22 00:53:18 (*.36.158.133)
cosmos
와사등을 보아하니...
까닭없이 눈물겹슴다.

동동주...
한잔만 남겨주시면 안될까요?
꿈속에서라도 호올짝 하고시포요...ㅎㅎ

댓글
2006.04.22 01:23:04 (*.193.166.126)
푸른안개
오모모! 오작교님~~
이영상 제가 먼저 꾸몄지만 이제 올리네요.
이렇게 같은 영상이 이중으로 중복되도 되는건지요?
저는 괸찮지만 오작교님이 내렷!! 그러시면 내리겠읍니다 ㅎ
에고~ 빈지게님~ 저도 동동주 마시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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