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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정동진에서/김예강
밤을 달려 정동진에 와 보면 안다
사람들은 섬이 되고 싶어
밤열차에 몸을 싣고
어둔 모래에 발을 댄다는 것을
모닥불 가 삼삼오오 새벽을 기다리는
늙은 고래가 부려놓은 너와 나
해변이 또 다른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내내 푸른 자맥질하며
바위섬에 생을 찰지게 갖다 붙였다 뗐다, 했다
모래알이 재잘거리며 바다의 아름다운
주름살 속으로 흘러들고 흘러나왔다
새들의 날갯짓이 유달리 엄숙해졌을 때까지
나는 방파제 끝에 한 없이 서서
붉은 섬이 내게로 오기를 기다렸다
수평선을 부리에 물고
붉은 섬 하나 날아 오르고
해변의 삶들도 부리마다 씨앗을 물고
새들처럼 해변을 뜬다
희망을 모종해가는 뒷모습이
새들처럼 가볍다
모래시계로 법석을 떨기도 한참 전에,
아침 7시에 정동진 역에서 통학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갔다가,
물결 마저 잔잔한 저녁이면 정동진 역에 내리던 중학교 1학년의 눈에 비친 정동진 !
한참 뒤 몇 번을 찾아 본 그 바다는 "그 바다' 아니어서 되게 서운한 마음 가지고 돌아 온 적도 있었습니다.
'철조망'이 서글펐고
나중에는, 역 부근에 밀집한 네온 불빛이 황당 했고,,,,,,
하지만, 번쩍이는 바다를 벗어나, 한 5분 들어 가면
폐광촌의 스산한 추위가 살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붉은 해는 늘 거기에서, 서울의 正東녘에서 뜨기에
가끔은 찾아 보는 정동진 입니다.
모처럼, 향수에 어렸었습니다, 감사 !